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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뺀 개헌,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나?


입력 2018.01.11 10:48 수정 2018.01.13 08:59        데스크 (desk@dailian.co.kr)

<자유경제스쿨>시장 자유 시민적 자유 민주발전 조건

자유 빠진 민주, 야만적 독재 전체주의와 노예의 길

지난 2917년 2월 25일 저녁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17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특별검사 수사기한 연장,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하며 횃불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917년 2월 25일 저녁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제17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특별검사 수사기한 연장,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하며 횃불을 들고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국회 헌법개정특위자문위원회의 비정규직 제도 폐지, 정리해고 금지, 노동자 경영 참여, 사회적 경제 등을 골자로 하는 사회주의 내용의 헌법 개정안 초안이 알려졌다. 기간·파견근로 폐지 등의 조항도 대거 포함됐다.

헌법 전문에서 ‘자유시장경제' 대신 ‘평등한 민주사회'가 강조됐다. 한국경제를 경제적 자유와 재산권을 극도로 제약하는 사회주의로 이끌어가는 게 개헌의 목표인 듯하다. 경제적 자유를 강조한 1962년 5차 개헌 때 일인당 소득 91달러에서 1987년 9차 개헌 때 3467달러를 거처 오늘날 3만 달러로 어렵게 쌓아 올린 전대미문의 번영이 한 순간에 무너질까 두렵다.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을 한다고 하지만 강화될 기본권 속에는 경제적 자유는 없다. 경제적 자유의 제약으로 기본권에 속하는 재산권은 유명무실하다. 흥미롭게도 헌법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를 빼고 ‘민주적 기본질서'로 바꿨다.

주목할 건 자유민주에서 자유를 뺀 민주주의다.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가려는가? 민주주의의 적(敵)은 권위주의다. 자유주의의 적은 전체주의다. 따라서 자유와 민주를 빼면 기다리는 건 사회주의, 파시즘, 공산주의,북한 인민민주주의다. 개인 대신에 국가를 중시하고 국가의 계획을 통해서 경제와 사회를 조직하는 '권위적 전체주의'(그림의 좌표 Ⅳ)뿐이다.

이념좌표도.ⓒ민경국 이념좌표도.ⓒ민경국

자문위원회의 개헌안처럼 자유를 빼고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원래 자유를 빼면 민주주의는 그 자체 목적이요 무제한이다. 모든 사적 영역이 집단적 결정의 대상이 된다는 ‘무제한적 민주주의(unlimited democracy)'가 얼마나 치명적인가는 나치즘,사회민주주의,미국 루스벨트 행정부의 뉴딜정책 등, 인간을 정부의 노예로 만든 ‘민주적 전체주의'(그림의 좌표 Ⅲ)의 역사가 또렷하게 말해준다. 좌파의 개헌안처럼 시장과 자유를 빼버리는 개헌은 한국 사회를 민주적 독재로, 다시 말하면 히틀러의 나치즘, 무제한의 복지로 망한 베네수엘라로 이끌어 갈 것이다.

자유를 말하지 않고는 인류의 번영은 물론이요 한국 사회의 발전도 설명할 수 없다. 야만적 삶에서 인류를 문명화된 사회로 이끈 건 경제적 자유와 사유재산제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였다. 빈곤을 극복하고 경제적 위상이 세계 상위권으로 격상된 한국 경제의 번영도 경제활동의 자유와 사유재산제 덕분이었다.

사유재산체제의 수호 기능을 톡톡히 해낸 게 한때는 정치적으로 악용되기도 했지만 반공주의였다는 걸 인식할 필요가 있다. 좌파가 반공을 냉전 사고라고 아무리 비판해도 좋다. 용공은 인류의 파멸을 가져오는 전체주의를 수용하는 것,그래서 자유주의의 첫 번째 임무는 반공이다. 친북좌파가 준동하는 한 더욱 반공이 중요하다.

자유를 빼면 민주도 없다. 시장의 자유와 시민적 자유는 민주 발전의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한 인물이 이탈리아의 유명한 정치사상가 보비오(R.Bobbio)가 아니던가. 우리 사회는 경제 자유를 누리면서도 정치적 자유가 제한되었던, 그래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그림의 좌표 Ⅱ)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싱크탱크 ‘프리덤 하우스'가 보여주고 있듯이, 오늘날 우리 사회는 미국과 독일 등, 어느 사회에 못지않게 정치적 자유가 신장되었고 민주주의도 발전했다. 이것도 경제적 자유와 번영의 덕택이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서도 안 되지만 좌파계열이 주장하는 것처럼, 민주주의가 무제한이어서도 안 된다. 다수의 권력을 제한하지 않으면,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헌법적으로 제한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그림의 좌표 Ⅰ)이다.

결론적으로, 자유를 뺀 민주는 야만적인 전체주의와 독재의 길이요, 노예의 길이라는 걸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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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 홈페이지의 '자유경제에세이' 코너에도 게재됐습니다.

글/민경국 강원대 명예교수·경제학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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