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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그룹 인사로 전열 재정비...‘뉴롯데’ 속도 낸다


입력 2018.01.10 15:24 수정 2018.01.10 15:26        최승근 기자

혁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전문성 갖춘 차세대 임원 대거 발탁

호텔롯데 금융지주로 부상…금산분리 규제 피하고, 일본 주주 지지도 확보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지주 신동빈 롯데 회장.ⓒ롯데지주

롯데그룹이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의 선고 등으로 인해 미뤄졌던 그룹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이미 큰 폭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한 만큼 올해는 안정에 방점을 두고 '뉴롯데' 완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10일 롯데지주, 롯데쇼핑 등 유통‧식품‧서비스‧금융 등 20여개 주력 계열사의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뉴롯데 선포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지난해 신설된 4개 부문의 BU체제를 유지하는 등 조직의 안정과 전문성에 역점을 뒀다.

롯데지주에서는 황각규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계열사에서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와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가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민영기 롯데제과 건과영업본부장은 대표이사(부사장)로,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사장으로, 조현철 롯데알미늄 경영지원부문장은 롯데알미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기보다는 기존 조직의 임원을 승진시켜 조직은 안정시키고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70여명의 신규 임원 인사를 통해 50대 신임 대표이사가 크게 증가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차세대 CEO 후보군을 육성하는 동시에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어 뉴롯데를 완성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여성 임원이 대폭 증가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롯데 롭스(LOHB's)의 대표로 선임돼 롯데그룹 최초 여성 CEO가 탄생했다.

여성인재 발굴 및 육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015년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 CEO를 배출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김현옥 롯데지주 준법경영팀장은 전무로, 인터넷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전혜진 상무보, 그룹의 A.I. 사업 추진을 맡고 있는 김혜영 상무보도 관련 전문성과 업무추진력을 인정받아 한 단계 승진했다.

김민아 롯데지주 재무3팀장, 여명랑 롯데칠성음료 브랜드 팀장,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관리총괄, 신영주 롯데슈퍼 전략상품부문장,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장, 김지나 롯데카드 브랜드전략팀장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이날 정기인사가 단행됨에 따라 뉴롯데 완성을 위한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하며 지주사 전환을 공표했지만 사실상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최근 호텔롯데가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부상하면서 호텔롯데의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공정거래법 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롯데는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부산롯데호텔이 롯데손보 지분율을 확대하면서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지주와 엮인 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금융계열사를 소유해도 공정거래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계열사 지분 정리에 대해 일본 주주들도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신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해 보름간의 일정을 소화한 것도 이와 관계가 깊다.

일본은 방문한 신 회장은 일본 롯데 관계자들과 만나 재판 결과를 설명하고 한국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 회장의 장인상이 겹치면서 이번 일본 방문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비롯해 롯데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다만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면세점 실적이 악화되면서 호텔롯데의 시장 가치가 많이 떨어져 당장 호텔롯데의 상장이 어렵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코리아세븐, 롯데GRS(구 롯데리아) 등 다른 계열사의 상장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상장과정에서 유입되는 유동성을 활용해 롯데지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호텔롯데 상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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