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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CES 2018, '총성없는 글로벌 전쟁터'에 삼성의 사령탑만 없다


입력 2018.01.10 06:00 수정 2018.01.10 10:32        라스베이거스(미국)=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인텔·퀄컴·소니 등 글로벌 기업인들 속속 라스베이거스로 집결

5년째 오지 못하는 이재용 부회장...오너 부재

장기화로 글로벌 경영 차질 현실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업체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업체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연합뉴스
인텔·퀄컴·소니 등 글로벌 기업인들 속속 라스베이거스로 집결
5년째 오지 못하는 이재용 부회장...오너 부재 장기화로
글로벌 경영 차질 현실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인텔, 퀄컴, 소니,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미래 기술 변화와 산업 발전 방향을 확인하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매년 초 한 해의 IT·가전 기술과 제품의 트렌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CES는 가장 인기가 높은 행사로 꼽힌다. 올해는 전 세계 380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총 방문객 수는 18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과 기업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는 인텔·퀄컴·엔비디아·소니·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 CEO들이 행사장을 찾는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이미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시시간) 기조연설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 등이 전시장을 찾는다. 퀄컴에서는 폴 제이컵스 이사회 의장을 비롯, 스티브 몰런코프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 등이 단체로 행사에 참석한다. 특히 리처드 유 CEO는 2년 연속 기조연설을 하면서 주가를 한층 높이고 있다.

최근들어 비중이 커진 자동차업계 CEO들도 대거 행사장을 찾는다. 짐 해킷 포드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는가 하면 카를로스 곤 닛산 얼라이언스 총괄 회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습을 보인다.

국내 기업인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4년 연속 CES 행사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행사 개막 이틀 전인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 있는 상태다 또 8년 연속 참석한 단골 손님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도 행사 개막에 맞춰 라스베이거스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각 기업의 전문경영인들도 대거 행사에 참가해 글로벌 가전·자동차·ICT업체들의 최신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며 거래선과 접촉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여념이 없다.

말 그대로 '총성없는 글로벌 생존전쟁터'란 말을 절감케 한다.

이홍석 산업부 차장대우. 이홍석 산업부 차장대우.
하지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만은 전시장에 오너가 보이지 않았다.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CES에 참석하지 못한지 벌써 5년째다. 특히 회사의 사업 성격상 CES 행사가 가장 잘 맞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빈자리는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는 안타까움을 더했다.

마침 이날은 한국시간으로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76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연속 CES를 방문했다. 때로는 부친과 함께, 때로는 홀로 전시장을 찾아 글로벌 최고경영자들과 활발하게 접촉하며 미래 먹거리를 찾기에 분주했다.

부친이 2014년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쓰러진 후 이 부회장 마저 자리를 자주 비우기 어렵다고 판단해 CES를 찾지 못했다면, 최근들어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1년여째 영어의 몸이 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CES를 찾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 동안은 부친의 와병으로 인한 자의적인 결정이었다면, 이제는 수감생활로 타의에 의해 강제로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글로벌 생존전쟁'이 펼쳐지는 이 곳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과 경쟁하는 다른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은 협력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미래먹거리 찾기에 분주한데, 유독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은 1년여째 오너부재로 심각한 경영차질을 빚고 있다고 생각하니, 한 숨이 절로 나왔다.

특히 전자·IT업계는 다른 산업들보다도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뒤처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삼성전자가 지금은 반도체 호황으로 잘 나가고 있다지만, 과거 순식간에 몰락한 노키아나 코닥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IT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게을리 하게 되면 현재 글로벌 위치를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며 걱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철옹성 같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지위가 언제 신기루처럼 사라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최대 실적 잔치'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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