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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주주에 넘어간 롯데손보…호텔롯데 상장 빨라지나


입력 2018.01.10 06:00 수정 2018.01.10 06:42        부광우 기자

'일본 롯데 계열사'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지분 절반 장악

'지배력 만회 카드' IPO 조기등판?…대어 앞두고 투자자 촉각

서울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롯데손해보험 서울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롯데그룹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일본 주주들의 손에 사실상 넘어가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가속도를 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을 금산분리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게 하기 위한 지분 변동이 롯데손보 지배력을 약화시켰는데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롯데호텔은 이번 달 초 시간외매매를 통해 대홍기획이 가지고 있던 롯데손보 주식 전량(2177만6155주)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부산롯데호텔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734만9581주와 함께 총 2912만5736주의 롯데손보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이로써 부산롯데호텔은 롯데손보 지분율을 종전 5.47%에서 21.69%로 끌어 올리면서 호텔롯데(23.68%)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또 이들 양사가 가진 롯데손보 지분은 총 45.37%에 이르게 됐다.

이번 지분 조정으로 롯데지주는 법적 문제를 해소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공정거래법 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지주와 엮인 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롯데손보를 지배해도 공정거래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매각설에 시달리던 롯데손보에게도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롯데손보는 2008년 옛 대한화재해상 간판을 내리고 롯데그룹 식구가 된 이후 그룹 내 계열사 물량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진입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적자를 이어 온데다 공정거래법 이슈까지 겹쳐지면서 손해보험업계에 인수합병설이 떠돌 때마다 매물로 거론돼 왔다.

문제는 이제 롯데손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롯데지주의 울타리 밖으로 완전히 떨어져 나오게 됐다는 점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가 롯데지주와 지분 연결고리가 없어 롯데손보의 최대주주가 돼도 공정거래법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얘기를 뒤집어 보면, 해당 회사들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지주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완벽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 아래에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1%의 지분을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다.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인 L1~12투자회사들이 총 7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합친 지분율은 91.7%로 사실상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자회사다.

부산호텔롯데의 구조도 비슷하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46.6%의 일본 롯데홀딩스다. 나머지 L투자회사들이 나눠 갖고 있는 지분까지 더하면 통합 지분율은 90%를 넘는다.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과반 지분을 일본 주주들이 갖고 있다. 종업원 지주회와 임원 지주회를 비롯해 미도리상사와 패미리, 그린서비스 등 일본 계열사 주주모임인 공영회가 가진 의결권 지분을 모두 합치면 53% 정도로 절반이 넘는다.

결국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오너 일가는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롯데손보를 일본 롯데 측에 넘긴 모양새다. 실제 롯데 오너 일가가 들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가족 회사인 광윤사 보유분 31.4%를 더해도 46.6% 수준이다.

이런 점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지주의 뜻대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진행되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주주들의 영향력은 낮아지게 되고, 자연스레 지배구조에 따른 불안 요소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형 공모주를 찾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다시 호텔롯데에 모아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 시 공모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의 공모가가 10만2200원을 넘을 경우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당시 기록한 역대 최대 공모 규모인 4조8881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호텔롯데가 지난해 초 밝힌 희망공모가 범위는 주당 9만7000~12만원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검찰 수사 여파에 차질을 빚기는 했지만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시기가 문제일 뿐 결국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지분 조정도 일본 주주들의 동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던 만큼 호텔롯데 IPO에도 큰 걸림돌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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