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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Korea] 박경서 고려대 교수 "금융회사의 지배주주, 관치와 CEO 전횡 막는 해답"


입력 2018.01.08 06:00 수정 2018.01.08 08:45        이미경 기자

주인없는 금융회사, 관치와 CEO의 사익 추구 가능성 커

주요 지배주주, CEO 힘 견제하고 낙하산 막는 도구 활용

주인없는 금융회사, 관치와 CEO의 사익 추구 가능성 커
주요 지배주주, CEO 힘 견제하고 낙하산 막는 도구 활용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장)ⓒ데일리안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장)ⓒ데일리안

"지배주주가 있는 기업들은 외부의 압력(관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CEO(최고경영자)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도록 견제할 뿐 아니라 책임경영의 구현이 가능하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장)는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권의 지배구조에서 지배주주는 관치로부터 자유롭고 경영에 대한 감시 뿐 아니라 책임경영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교수 "우리은행, 과점주주 형태로 최적의 지배구조 모델"

박 교수는 금융회사 가운데 지배주주 형태로서 가장 적합한 모델로 '우리은행'을 꼽았다. 우리은행은 현재 5개 과점주주(IMM PE,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동양생명)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18.52%의 지분을 보유해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지만 현재 박 교수(공자위원장)를 비롯한 공자위원들이 예보 지분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2010년 초반에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주주협의회 형태를 도입했는데 우리은행에 도입한 과점주주 형태는 스웨덴 모델을 재구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스웨덴의 주주협의회는 5~8명 정도의 주주들이 모여 위원회를 만든후 주주제안을 통해 직접 이사들을 추천한다. 추천한 이사회가 구성되면 주총을 통해 최종 이사회가 성립된다. 스웨덴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실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은행의 현재 4%의 과점 주주 형태는 스웨덴 모델을 도입한 것"이라며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과거보다는 방어막이 매우 좋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국내 금융권에서는 소유규제는 있지만 주인없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이러한 틈새를 노려 외부의 정치권이나 정부기관의 낙하산 온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외부의 경영간섭도 쉽게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그는 "지주나 은행들이 대부분 주인없는 경영을 하다보니 정치권이나 정부기관 간섭이 심해지고 노조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경영자들도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이런 저런 권력을 남용해 권력기관이나 노조 등과 타협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주주가 추천한 이사회-강한 CEO간 힘의 균형 필요

박 교수는 "주주가 배당 등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니까 결국 기업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며 "경영자가 사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이사회가 주주를 대신해 감시기능을 해야하는데 CEO가 이사회를 장악해버리면 최근 문제제기한 셀프연임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가 추천한 이사회가 CEO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책임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미국 기업의 시스템은 이사회가 전문경영자와 서로 견제하면서 책임경영을 구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장사 90% 이상이 오너기업인데 반해 미국은 70% 정도가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이라며 "미국의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전문경영인인 CEO와 이사회가 서로를 견제하면서 힘의 경영을 유지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CEO가 약해지면 이사회가 전횡이 일어나고 CEO가 너무 강해지면 회사 경영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부작용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이사회와 CEO간 힘의 균형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능력있는 CEO가 연임을 통해 지배주주 없는 회사의 약한 지배구조를 보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권력을 보유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의 젝 웰치처럼 강한 CEO가 존재하면 이상적이지만 외부 입김이 센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한 CEO의 두가지 조건으로는 뛰어난 경영 능력과 이사회에 대한 장악능력을 고루 갖춰야하지만 둘 중 한 가지만 부족해도 치명적인 경영상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완벽한 지배구조는 존재하기 힘들지만 결국 더 좋은 지배구조를 선택하는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은 외부의 간섭과 CEO의 자기 사익 추구를 견제하는 이사회의 존재감"이라며 "이사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려면 전문성과 독립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하는데 모니터의 모니터가 가능하려면 결국 주주가 추천하는 이사회 구성이 가장 이상적인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1년에 한국거래소 지수위원회 위원장,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 위원장,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금융서비스분과 위원장 2013년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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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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