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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기' 사태 어디로? 언론노조, 촬영강행 반발


입력 2018.01.05 09:29 수정 2018.01.05 09:37        이한철 기자

스태프 추락사고 관련, 대책수립 요구 기자회견

"충분한 안전대책 수립 전엔 촬영 중단해야"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포스터. ⓒ CJ E&M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포스터. ⓒ CJ E&M

'화유기'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4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현장에서 일어난 스태프 추락 사고와 관련,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피해 조합원 동료와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지난해 숨진 고(故) 이한빛 PD 유가족 등이 참석해 열악한 제작 환경과 제작사 측의 미흡한 대책 등을 꼬집었다.

앞서 '화유기'는 지난해 12월 23일 한 스태프가 천장 조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스태프는 이 사고로 척추 골절로 인한 하반신 마비, 그리고 두부 충격으로 인한 두개강 내 뇌출혈 증상까지 보였다. 현재 의식은 회복했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최악의 사고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화유기' 측은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을 받은 A세트장을 제외한 공간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측은 "충분한 안전대책 수립,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작업을 중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사고 직후부터 밝혔지만, 촬영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PD 1명 인력 보강이었다. 당혹스럽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 현재 제작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해 "무리한 편성에 따라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계약 내용에 없는 무리한 작업 요구가 빈번해 스태프들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제대로 된 설계 도면도 없이 부실한 자재로 시공한 환경, 안전 장비 없이 무리한 작업 요구를 수행하다 추락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전 수일간 소도구담당팀은 새벽 4시까지 작업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내몰렸고 사고 당일도 오전부터 작업 시작해 새벽 1시경 종료하고 숙소로 돌아가려던 상황에서 추가 작업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인권이 보장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정부는 현재 제작 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작사 측의 무책임한 태도도 꼬집었다. 언론노조 측은 "현장 조사결과 세트장은 배우들도 각종 자재에 넘어질 뻔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며 "그럼에도 현장 책임자들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촬영을 중단시킨 적은 없다"며 "'화유기' 현장은 현재 촬영을 이어가고 있고, 촬영 중지된 적이 없다"며 재차 유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언론노조 측은 "'화유기' JS픽쳐스와 세트제작업체인 라온, 피해자가 소속된 MBC아트의 대표와 책임자들을 고용노동부에 고발, 진정할 예정"이라며 "관계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철저히 수사하고 위법 사상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화유기'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방송 지연과 중단, 1주일 결방 등 최악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고,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로선 방송 재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CJ E&M 측은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추가 제작 촬영 인력을 보강하고 세트 안전점검을 통해 작업 여건과 제작 일정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화유기'가 위기를 봉합하고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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