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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이 제시한 아구에로-제수스 ‘4-3-3 공존법’


입력 2017.12.31 00:05 수정 2017.12.31 00:05        데일리안 스포츠 = 서현규 객원기자

쓰리톱 체제에서는 두 선수 완벽하게 녹아들어

포백 전환 시 모호해지는 역할, 제주스가 핵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행복한 고민 중 하나는 리그 정상급 스트라이커인 아구에로와 제수스의 공존법이다.

지난 시즌 과르디올라는 한 명의 중앙 공격수를 둔 4-3-3과 4-2-3-1 포메이션을 주력으로 사용해왔다. 주로 사네와 아구에로, 스털링이 최전방을 이뤘으며, 종종 제수스와 데 브라위너가 측면으로 나설 때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구에로와 제수스를 모두 기용하기 위해서라면 변화가 필요했다.

여기서 고안해낸 변화법이 3명의 중앙 수비수와 2톱을 배치할 수 있는 3-5-2 포메이션이다. 이 대형에서는 새로 영입한 윙백인 멘디와 워커의 공격적 능력도 200% 활용할 수 있었다. 과르디올라는 이 포메이션을 이번 프리시즌 때부터 실험하기 시작했다.

프리시즌부터 실험해왔던 과르디올라의 3-5-2 포메이션 프리시즌부터 실험해왔던 과르디올라의 3-5-2 포메이션

맨시티의 3-5-2 포메이션에서는 제수스와 아구에로가 2톱을 이뤘고, 멘디와 워커가 측면을 할당하며 실질적인 윙어 역할을 수행했다.

전술의 핵심이 되는 선수는 제수스였다. 과르디올라는 중원에 다비드 실바와 페르난지뉴, 데 브라위너를 역삼각형 형태로 배치했다. 여기서 실바와 데 브라위너가 공격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했다.

제수스의 역할은 실바와 데 브라위너의 높은 자유도를 커버해주는 것이었다. 실바와 데 브라위너가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을 경우 중원에 공백이 발생했다. 제수스는 이때 2선으로 이동하여 비어버린 중원을 할당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과르디올라의 이러한 3-5-2 포메이션은 프리시즌까지 빛을 발했다. 지난 여름 레알 마드리드를 4-1로, 토트넘을 3-0으로 완파하며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그러나 2017-18 정규 시즌에 돌입하자 몇 가지 문제점에 직면하게 됐다. 우선 에버튼의 쿠만 감독에게 완전히 공략당하며 홈에서 패배를 당할 뻔 했다. 또한 사네와 스털링의 명확한 자리가 없었으며, 멘디의 장기 부상으로 더 이상 백3 시스템을 가동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번 시즌 맨시티의 기존 4-3-3 전술(좌)과 아구에로와 제수스의 공존법(우) 이번 시즌 맨시티의 기존 4-3-3 전술(좌)과 아구에로와 제수스의 공존법(우)

과르디올라는 9월 초 페예노르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체제에서는 아구에로와 제수스의 공존이 힘들었다. 기존 전술상 한 명의 스트라이커를 두는 것이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맨시티의 4-3-3 포메이션에서는 공격시 양 윙백 델프와 워커가 중앙으로 좁혀 페르난지뉴를 보좌했다. 이에 따라 윙어인 사네와 스털링은 터치라인 부근으로 벌려 측면 지역을 할당해야 했다. 좌우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와 데 브라위너는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전방 3톱을 지원해줬다.

핵심은 공, 수 진영에 밸런스를 갖추는 것이었다. 후방 지역은 백4 수비 라인과 페르난지뉴가 지키고, 전방은 실바-데 브라위너와 3톱이 책임졌다. 각각 5명씩 공격과 수비 진영을 전문적으로 할당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모두 내려서게 하는 '텐 백' 수비를 상대하는 일이 잦아지자, 과르디올라는 왼쪽 측면 지역에 제수스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공격 진영에 숫자를 늘리기 위함이었다.

측면의 제수스는 실질적으로 중앙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아구에로와 2톱으로 서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델프가 1선으로 올라와야 했다.

실제로 과르디올라는 이러한 전술이 텐 백을 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5라운드 웨스트햄전이 끝난 뒤 "우리는 2명의 스트라이커와 2명의 윙어를 활용했습니다. 어쩌면 이런 수비(텐 백)를 공략하는 데에는 이 방법이 훨씬 좋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아구에로와 제수스의 공존법은 맨시티의 화력을 한 층 더 올려줄 수 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서현규 기자 (toru_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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