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에 좌절감만 안긴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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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09월 21일 16:51:08
    입주자에 좌절감만 안긴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10년 공공임대 임차인 청와대 국민청원.."분양전환 산정방식 개선해야"
    LH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 전환은 형평성 문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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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7-12-21 15:17
    박민 기자(myparkmin@dailian.co.kr)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산정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1.29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분양전환시 임차인과의 협의 절차 의무화 등의 개선책을 내놨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게 청원인들의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란에는 "10년공공임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도록 해주십시오"라는 청원 동의가 진행중에 있다. 지난달 30일 게시된 이후 21일 현재 1만9665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와 유사한 내용의 '10년 공공임대 분양가 산정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도 이미 여러번 올라온 바 있다.

    성남 여수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거주민이라고 밝힌 이번 청원인은 "하루에도 몇수십번씩 인터넷을 뒤져가며 기다려온 주거복지 로드맵을 접한 이후 말할 수 없는 실망감과 허탈감에 빠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10년 공공임대정책이 도리어 10년 후 무주택서민의 발목을 잡을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서민들을 위한 주택마련 정책은, 겉보기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양적확대만 하고 근본적인 주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거복지로드맵)대책에서 '분양전환시 임차인과 협의'라는 내용과 '임대기간 연장'이라는 2가지 문구만 기재돼 있을 뿐"이라면서 "10년공임 입주자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분양전환 산정기준의 명확한 계산근거 및 기준'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제성을 띄는 합의가 아닌 형식적인 절차만을 의미하는 협의라는 말로 10년공임 입주자들에게 또 다시 좌절감을 안겨줬다"면서 "10년 의무거주기간 후에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감정가에 '우선분양권'을 포기하게 되어 분양을 못받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가격 산정방식에 대한 임차인의 개선요구가 커지자, 11.29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대안을 제시했다. 분양전환시 임차인과의 협의 절차를 의무화하고, 분양전환을 받지 못한 임차인의 임대기간은 연장하겠다는 방안이다. 내년 상반기 중 사전 협의 의무화 등 관련 법령 개정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10년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기존 '5년 공공임대주택'보다 임대 기간을 늘려 2004년 처음 도입된 제도다. 이 주택은 임대 기간의 절반인 5년이 지나면 입주민과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해 분양 전환이 가능하고, 10년 의무 임대기간이 지나면 거주자에게 우선적으로 분양하게 된다.

    무주택 및 소득 수준 등 입주 자격이나 조건은 10년과 5년 공공임대 모두 동일하지만, 임대기간 및 이에 따른 분양전환 산정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5년 공공임대는 건설 원가와 감정평가액의 평균 금액으로 분양전환가를 책정하고, 10년 공공임대는 '감정평가액 이하'로만 분양전환가를 규정하고 있다.

    통상 감정평가액은 부동산 시세에 따라 값이 정해지는 만큼 10년 공공임대는 시장 여건에 따라 임차인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에 그동안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입주 초기에 비해 몇배 이상 높아진 집값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반면 부동산 시세가 폭락했을 때 분양 전환 받지 않아도 되는 장점 역시 있다. 이에 '10년 기간 동안 시장 불확실성의 리스크'는 사업자가 감당하게 된다. 이 같은 요건으로 분양전환 방식에 대해 임차인과 사업자가 입장이 첨예하게 갈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은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은 시세만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로 법에 명시돼 있고, 이를 입주 초기 사전에 공지한 부분"이라면서 "특히 분양 전환시 일반주택이 되는 장점이 있어 매도인은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이 시작되면서 이번 청원처럼 임차인과 LH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내년에는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4000가구가 분양 전환을 맞게 된다. 이곳 입주자들은 6개월 내에 분양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동안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H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분양전환예정인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무려 1만3031가구에 달한다. 2019년 3815가구, 2020년 2395가구, 2021년 1760가구, 2022년 5061가구 등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안정 지원 효과를 위해 시세보다 낮게 분양가를 정하면 입주민은 적지 않은 시세 차익을 얻게 돼 한편으론 특혜로써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반대로 시세 그대로 받자니 분양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입주자들이 결국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금 무주택자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LH와 입주민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최선의 합의점을 마련하는 게 해법일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제3기관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나서 공론화하는 것도 방안일 것"이라고 제안했다.[데일리안 = 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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