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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에…P2P 자금 이탈 직격탄


입력 2017.12.19 06:00 수정 2017.12.19 07:11        배상철 기자

1년 새 국내 가상화폐 거래 182배(56조원) 증가…P2P는 감소세 뚜렷

P2P투자금 빼서 가상화폐로 이동…고수익률 추구하는 투자자 성향 반영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소식에 P2P금융 투자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기술에 민감하고 원금보장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진 P2P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게티이미지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소식에 P2P금융 투자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기술에 민감하고 원금보장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진 P2P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게티이미지


#평소 공격적인 투자를 해온 직장인 박은강(31)씨는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돌풍을 일으키자 지난달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한 순간에 거품이 꺼져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박씨는 P2P금융에 투자하려고 했던 돈까지 가상화폐에 넣기로 했다. 이미 P2P에 투입한 자금도 상환 받으면 가상화폐로 돌릴 계획이다.

가상화폐 거래 열풍이 P2P금융 투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금융기술에 민감하고 원금보장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진 P2P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정부규제로 인한 투자제한에 부실‧연체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P2P업체들은 떠나는 투자자를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해당 거래소에서 이뤄진 매매 금액은 56조2944억원으로 올해 1월(3000억원)보다 182배(56조원)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1조8765억원이다.

같은 기간 수익률도 급증했다.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경우 올해 1월 기준으로 1코인 당 100만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됐지만 11월 한때 2400만원까지 치솟는 등 폭등했다가 현재는 2200만원에 머물고 있다.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1%가 국내에서 이뤄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문가들도 열풍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 공통의견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온라인상에서 가즈아(가자)를 외치며 단타매매 위주의 묻지마식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화폐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P2P금융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정부 규제로 업체당 1000만원으로 투자액이 제한된 데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여겨졌던 상위권 업체들마저 부실로 휘청거리면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서다. 가상화폐나 P2P 모두 원금이 보장되지 않아 이왕이면 수익률이 높은 곳이 낫다는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지난 9월부터 P2P금융 업계의 대출 증가액이 정점(1449억원)을 찍고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출 증가액은 10월 983억원으로 내려앉고 11월에는 794억원까지 떨어졌다.

P2P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수익률의 등락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또 다른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업계에서 투자자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부실률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chul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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