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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왜 존칭 없이 ‘윤봉길’이라고 했을까


입력 2017.12.15 14:43 수정 2017.12.15 21:45        이충재 기자

베이징대 강연서 "윤봉길이 폭탄 던져"…이례적 호칭 지적

MB는 '안창호씨'라고 했다가 "친구됐느냐" 여론 뭇매 맞아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대학교 강연에서 "상하이에서 윤봉길이 폭탄을 던졌습니다. 윤봉길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영웅 중 한명입니다"라고 말했다.(자료사진) ⓒ청와대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대학교 강연에서 "상하이에서 윤봉길이 폭탄을 던졌습니다. 윤봉길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영웅 중 한명입니다"라고 말했다.(자료사진) ⓒ청와대

"1932년 상하이에서 윤봉길이 폭탄을 던졌습니다. 윤봉길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영웅 중 한명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연설문 중에서>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대학교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방중에서 어그러진 한중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문화‧정서적 공감대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강연에서 일제강점기의 '동병상련'을 공유하기 위해 윤봉길 의사의 항일운동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의사(義士)'라는 존칭을 생략했다. 순국선열 가운데 '목숨을 걸고 무력으로 거사를 결행한 인물'을 열사로 높여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존경하는 지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안창호씨"라고 답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김구 선생을 '김구씨'로 호칭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민족의 지도자까지 욕보이는 망발이다", "안창호 선생이 언제부터 친구가 됐느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B, '안창호씨'라고 했다가 여론 뭇매 맞았는데

대통령의 언어는 고도의 함의를 갖는다. 대통령의 말과 작은 호칭 하나에도 역사의식이나 철학, 인간관 등이 투영돼 있다. 역으로 '대통령을 어떻게 부르느냐' 역시 항상 논란이 돼 왔다.

최근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문 대통령을 '문재인 씨'라고 불러 논란이 된 것도 호칭에서 비롯됐다. 지난 1일 청와대를 방문한 이국종 아주대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존칭을 붙여 화제가 됐다.

다음은 문 대통령이 윤봉길 의사를 거론한 연설문이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대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윤봉길이라고 지칭한 것은 24세의 젊은 나이에 의거를 일으킨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조선청년 윤봉길이 폭탄을 던졌습니다. 이곳에서 개최된 일제의 전승축하기념식을 응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윤봉길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영웅 중 한명입니다. 그의 거사로 한국의 항일운동은 중국과 더 깊게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되고 사형되었지만, 지금 루쉰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훙커우공원에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매원이라는 작은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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