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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 달에 한번 씩 망치질”…맷집만 좋아진 부동산 시장


입력 2017.12.13 06:00 수정 2017.12.13 16:32        원나래 기자

7개월동안 부동산대책 발표 6번째…대책 약발도 미미

이번 정부 들어 거의 매월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에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전경.ⓒ원나래기자 이번 정부 들어 거의 매월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에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전경.ⓒ원나래기자

“부동산대책이 또 나왔다고요? 이번엔 또 무슨 규제인가요?”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시장 반응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기자에게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또’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며 이같이 반문했다. 이번 정부 들어 거의 매월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에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현 정부 들어 현재까지 발표된 부동산 관련 대책은 모두 5번이었다. 첫 번째 규제책인 6·19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40여일 만에 8·2부동산 대책이 발표됐고, 그 후속조치였던 9·5부동산 대책, 10·24가계부채 대책에 이어 11·29주거복지로드맵까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첫 달 5월과 중간의 7월만을 제외하면 매월마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여기에 지난달 주거복지로드맵에 포함되기로 했던 임대차시장 관련 대책 발표가 미뤄지면서 이달 발표를 앞두고 있으니 7개월 동안 6번의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쏟아내는 셈이다.

하지만 한 달에 한번 씩 내놓는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에 미치는 약발은 아직 미미하다. 대책 발표 직후 잠시 주춤하는가 싶던 부동산 시장은 이내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커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8·2대책 발표 직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9월 들어 반등했고, 11월부터는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등과 같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일반아파트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정부 들어서는 부동산 대책 관련 보도 엠바고(Embargo)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발표 이전에 관련 자료가 이미 국내 유명한 부동산 카페 게시판과 블로그에 게재되는 등 엠바고의 의미가 무색해졌다.

엠바고 시점 이전에 올라온 한 부동산 대책 관련 게시글과 댓글에는 “큰 틀에서는 이미 다 나왔던 내용”, “별 내용 없구나” 등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정책을 정부만 엠바고를 걸고 ‘쉬쉬’하는 분위기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또 다른 댓글에는 “다주택자를 투기수요로 규정하고 규제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오히려 돈 있는 사람들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 같다”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그간 정부의 잦은 망치질이 시장의 맷집만 어설프게 키워온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달 정부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전환 등의 내용이 담긴 6번째 부동산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발표 시점을 계속 연기하면서 내놓은 이번 대책이 이제 마지막 부동산 대책이길 기대해본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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