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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139분이 후딱…재미·메시지 다 잡은 '강철비'


입력 2017.12.14 08:51 수정 2017.12.14 09:08        부수정 기자

정우성·곽도원 주연…양우석 감독 연출

"한국이 처한 현실 냉정하게 봤으면"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정우성·곽도원 주연 영화 '강철비' 리뷰
천만 영화 '변호인' 만든 양우석 감독 연출


"분단국가의 국민은 분단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더 고통받는다."(영화 '강철비' 중 곽철우 대사)

영화 '강철비'는 메시지가 확실한 영화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다시금 깨닫고, 고민하게 한다. 당장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한 번쯤은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작품이다.

'강철비'는 이 묵직한 메시지를 향해 뚝심 있게, 올곧게 걸어간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아 반갑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뒷맛이 개운하다.

영화는 '한국에서 핵전쟁이 일어난다면?'이라는 상상으로 시작한다. 현재 남북의 상황을 보노라면 마냥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이유에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공감을 살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직후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는 치명상을 입은 북한 권력 1호와 함께 남한으로 온다. 북한은 전 세계에 선전포고를 하고, 남한은 계엄령을 선포한다. 북한 1호가 남한으로 내려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는 전쟁을 막기 위해 엄철우와 접촉, 힘을 합치기로 한다.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강철비'는 2013년 '변호인'(1137만명)으로 1000만 감독 대열에 오른 양우석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양 감독이 2011년 내놓은 웹툰 '스틸레인'을 영화화했다.

제목 '강철비'의 영어 제목인 '스틸 레인'(STEEL RAIN)은 실제로 존재하는 클러스터형 로켓 탄두의 별칭이다. 살사 반경이 커서 전 세계 140여개국 이상이 사용 금지협약을 맺은 무기다.

영화 제목에 대해 양 감독은 "남과 북을 둘러싼 현재 정황이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무서운 상황을 돌변할 수 있다는 걸 중의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10여 년에 걸친 꾸준한 자료조사와 축적된 정치적, 군사적 배경 지식으로 한국 영화 최초 핵전쟁을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는 핵전쟁을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들의 입장과 한국 정부의 시선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특히 한국 정부를 정권교체 시기로 묘사한 점이 흥미롭다. 현직 대통령은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보는 반면, 차기 대통령은 '남한과 하나'라는 상반된 입장을 생생하게 끄집어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 시선을 곱씹어 보고 싶었다는 이유에서다.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양 감독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핵을 정면으로 바라보기보다 회피해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있다"며 "북한과 북한 핵, 북한 동포, 남북의 정치구조 그리고 남북을 바라보는 시각을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기획했다. 한국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강철비'는 139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만큼 재밌다. 무겁고 진중한 메시지를 지녔지만, 중간중간 액션과 유머를 적재적소에 넣었다. 양 감독은 139분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준수한 연출력이다.

정우성과 곽도원은 극 중심에 서서 매끈한 연기력을 펼쳤다. 정우성이 분한 북한 요원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다. 국경, 인종을 뛰어넘어 가족을 생각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부분이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린다.

정우성은 긴 팔과 긴 다리로 선보이는 액션신으로 시원한 쾌감을 준다. 평양 사투리도 어색하지 않다.

곽도원의 연기는 이번에도 옳다. 여유로우면서도 재치 있고, 또 마음을 건드리는 매력이 있다.

이경영, 김의성, 장현성, 조우진 등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조우진은 액션신에서 단연 빛난다.

전체적으로 만듦새도 있고, 오락영화로서 재미도 놓지 않은 영화다. 다만, 비현실적인 결말은 관객에 따라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12월 14일 개봉. 139분. 15세 관람가.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영화 '강철비'는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액션스릴러물이다.ⓒ뉴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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