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스완슨 잡은 오르테가, 할로웨이 적수될까


입력 2017.12.10 20:44 수정 2017.12.11 08: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UFC 파이트 나이트 123]베테랑 스완슨에 서브미션 승

알도 연패, 에드가 부상으로 빠져..타이틀 샷 받나

UFC 페더급 신성 오르테가.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 신성 오르테가.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의 진짜 신성은 브라이언 오르테가(26·미국)였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UFC 페더급은 신성 라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태권도 파이터로 유명한 야이르 로드리게스(25·멕시코), 타격을 겸비한 주짓떼로 오르테가, 스피드와 그라운드 압박이 일품인 머사드 벡틱(26·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한국산 카운터 펀처 최두호(26) 등이 이에 속했다.

하지만 각각 다음 경기에서 신성들은 큰 좌절을 맛봐야만했다. 최두호, 로드리게스, 벡틱은 중요한 관문에서 베테랑들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상승세가 꺾였다. 현 UFC 페더급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26·미국) 같은 특별한 케이스도 있지만 “아직은 신성이 현존 세력을 넘어서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줄지어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오르테가가 대형 사고를 쳤다. 오르테가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세이브 마트 센터서 펼쳐진 UFN 123대회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4위 컵 스완슨(33·미국)과 맞붙었다.

스완슨은 비록 정상 경쟁에서는 다소 밀려난 상태지만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꾸준히 랭킹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지기다.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상대에게는 좀처럼 밀리지 않는 파이터라 ‘신성 킬러’로 불리기도 한다. 최두호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건 장본인이다. 경기 전 예상 역시 “오르테가의 상승세가 무섭기는 하지만 스완슨의 벽을 넘기는 힘들 것이다”는 평가가 많았다.

오르테가는 끈적끈적한 스타일로 인해 다른 화끈한 파이터들에 비해 주목은 덜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강하기는 하지만 화끈한 느낌이 덜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12승 무패의 가파른 질주를 거듭하고 있던 오르테가는 차분하게 강자 사냥을 준비하고 있었다.

2015년부터 있었던 4경기를 모두 3라운드 넉아웃, 서브미션으로 잡아내며 결정력, 경기운영, 체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상태에서 전의를 불태우고 옥타곤에 들어섰다. 경기 전 오르테가는 “스완슨과 전쟁을 치를 준비를 마쳤고 이제부터는 나의 시간임을 느낄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오르테가는 이번 빅매치에서 자신의 시간 속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예상대로 타격전에서는 스완슨이 흐름을 잡아갔다. 오르테가 역시 예전에 비해 타격에서 비약적 발전이 있었지만 체급내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하나로 꼽히는 스완슨을 스탠딩에서 이겨내기는 쉽지 않았다.

스완슨의 타격은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파이터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럽다. 순간적인 돌진은 셋업 동작 없이 기습적으로 들어와 타이밍을 잡기가 곤란하다. 펀치, 킥, 니킥, 엘보우 등 공격옵션까지 다양해 수를 읽기 어렵다. 최두호 역시 이러한 스완슨의 거친 듯 영리한 맹공에 경기를 내줬다. 어디서 무엇이 날아올지 몰라 장기인 카운터가 봉쇄됐다.

오르테가는 지속적으로 거리를 뒀다. 스완슨 역시 쉽게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타격에서 우위를 점해가는 것은 스완슨이었다. 영리한 오르테가 역시 이 같은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오르테가는 초반에도 강하지만 장기전에 매우 능하다. 수비와 맷집, 체력까지 좋은데다 매우 침착하다. 경기 초반 페이스를 빼앗기거나 충격을 받는다 해도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플레이를 펼쳐나가며 빈틈을 찾아낸다. 경기를 하면서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능력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오르테가에 서브미션 패배한 스완슨. SPOTV 캡처 오르테가에 서브미션 패배한 스완슨. SPOTV 캡처

가장 무서운 점은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비장의 한 수가 있다는 점이다. 서브미션 능력이 그것이다. 경기 전부터 오르테가는 “스완슨의 약점은 서브미션인데 나는 그것을 매우 잘한다”며 주특기로 스완슨을 낚겠다는 계획을 밝혀왔고, 옥타곤에서 그대로 실현했다.

오르테가는 서브미션을 남발하기보다는 정확한 타이밍에서 확실하고 끈질기게 걸었다. 1라운드 막판 아나콘다 초크가 들어갔고, 스완슨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다. 그 순간 종료 공이 울려 겨우 탈출했다.

2라운드에 들어서서도 오르테가는 포기하지 않았다. 스완슨이 충분히 초크 공격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클린치 상태에서 길로틴 초크를 걸었다. 놀란 스완슨이 급하게 빠져나가려했으나 하체까지 제압당한 상태에서 결국 탭을 칠 수밖에 없었다. 왜 오르테가가 무패 신성인지를 제대로 입증한 한판이다.

오르테가는 상황에 따라 대권까지도 노려보게 됐다. 현 챔피언 할로웨이는 알도와의 2차례 매치업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코너 맥그리거가 사실상 페더급을 떠난 상태에서 프랭크 에드가(36·미국)가 남아있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나가는 노장이라 반란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할로웨이와 비슷하게 도장 깨기를 하며 치고 올라오는 동갑내기 파이터가 있다는 것은 향후 흥행을 위해서도 반갑다. 한 번씩 고배를 마신 최두호, 로드리게스 등은 물론 최근 ‘물건’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빗 마고메도샤리포프(26·러시아) 등 다른 신성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종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