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순이익 1조원 눈앞에도 ‘좌불안석’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2월 17일 00:03:20
저축은행 순이익 1조원 눈앞에도 ‘좌불안석’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8231억원…연말이면 1조원 돌파 전망
건전성 강화된 점도 부담으로…규제 벽 높아질까 안절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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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07 16:18
배상철 기자(chulcho@dailian.co.kr)
▲ 올 연말 저축은행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업계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게티이미지


올 연말 저축은행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업계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추가적인 제재를 불러올까 걱정하는 것이다.

대규모 부실을 불러온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업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식이 좋지 않은데다 여전히 고금리대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예대마진 수입 증가가 순이익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2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697억원)보다 22.3%(601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8231억원에 달해 이미 전년도 연간 순이익인 8605억원에 근접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 연말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의 이익 증가는 대출 이자에서 거둬들이는 예대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이자순이익은 9567억원으로 전년 동기(7906억원)보다 21%(1661억원) 증가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 나오지만 저축은행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2011년 대규모 부실 사태로 금융당국의 부실감사 논란이 불거져 관련 인원들이 물갈이 되면서 저축은행을 보는 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과 유착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금융강도원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후 금융당국의 포지티브 규제에 막힌 저축은행은 신사업 진출에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바는 판매할 수 있지만 실버바는 판매할 수 없고, 상품권과 복권은 판매할 수 있지만 스포츠경기 티켓은 판매할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체적인 신용카드 사업을 벌이기 위해 한대호 저축은행중앙회 상무를 필두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좌절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축은행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숨죽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부터 최고금리 하락과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려 경영 환경이 악화될 전망이어서 자칫 이자 수익 증가를 이유로 추가적인 규제를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좋아진 동시에 전반적인 건전성이 강화됐다는 측면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현재 영업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부실사태를 초래한 곳이 아니지만 피해를 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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