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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는 한화…캡틴 최진행 적절한가


입력 2017.12.08 13:58 수정 2017.12.10 09:21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2015년 금지약물 복용 사실 적발돼 출장 정지 징계

버젓이 구단 얼굴마담된다면 후배들에게 잘못된 신호

한화의 새 주장으로 임명된 최진행. ⓒ 한화 이글스 한화의 새 주장으로 임명된 최진행.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2018시즌 새로운 주장을 임명했다. 바로 14년차 외야수 최진행이다.

최진행은 2017시즌 타율 0.306 13홈런 5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14를 기록했다.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89경기 출장 289타석에 그쳐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1985년생으로 내년에 33세가 돼 주장을 맡기에도 적당한 나이다.

하지만 최진행이 주장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싸늘한 시선도 적지 않다. 바로 그의 금지약물 징계 전력 때문이다.

2015년 5월 KBO가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은 금지 약물인 스타노조롤이 검출됐다. 같은 해 6월 25일 KBO는 최진행에 3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 한화 구단에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구단과 선수 모두에 책임을 물은 위중한 사안이었다.

당시 최진행에 대한 30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는 솜방망이에 불과하다는 여론의 비판이 컸다. 이후 KBO는 금지 약물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시즌의 절반인 72경기 출장 정지로 징계 수위를 높였다.

한화 최진행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최진행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그해 최진행은 30경기 출장 정지에도 불구하고 109경기 41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91 18홈런 64타점 OPS 0.915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최진행의 연봉은 2015년 1억 5000만 원에서 2016년 1억 8500만 원으로 약 23% 상승했다. 금지 약물 적발이라는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오른 기이한 상황이었다.

금지 약물 사용이 적발된 선수가 주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금지 약물 테스토스테론 사용이 적발된 진갑용은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을 7시즌 동안 맡았다. 올 시즌에는 두산 베어스의 주장 김재호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2011년 금지약물 적발 경력이 있는 김재환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돌입하자 오재원 체제로 전환했다.

주장은 선수단을 대표하는 존재다. 단순히 기량이나 연차 뿐만 아니라 선수로서도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가 선임되는 게 바람직하다. 금지 약물 징계 경력이 있는 선수가 KBO리그의 미디어데이를 비롯한 각종 공식 행사에 선수단 대표로 참여하는 것은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다.

금지 약물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이 주장으로 임명되고 스타로 주목받는 현실은 프로의 벽에 부딪혀 고전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잘못된 신호’가 될 위험이 상당하다. 금지 약물 전력 선수가 구단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주장에 임명되면 유망주들은 금지 약물 사용을 가볍게 여기며 “나도 한 번 쯤...”하는 유혹에 휘말릴 수도 있다.

KBO리그를 응원하는 어린이 팬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들에게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는 선수가 명예까지 얻을 수 있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린이에게 꿈을’이라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의 출범 캐치프레이즈와도 부합되지 않는다.

한화는 프랜차이즈 스타 한용덕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고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는 등 리빌딩을 통한 새 출발에 나서고 있다. 한화가 최진행 주장 선임을 재고해야 하는 이유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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