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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수익성 여전히 답보…활로 위한 '신사업 발굴' 노력


입력 2017.12.05 06:00 수정 2017.12.04 17:20        손현진 기자

주요 패션기업 영업이익률 하락세…브랜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화

"패션만으로 부족하다"…화장품·식음료 사업 등 신규 사업 발굴 활발

패션업계 침체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외연을 넓히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딥디크'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업계 침체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외연을 넓히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딥디크' ⓒ신세계인터내셔날

내수 침체와 높아지는 업계 경쟁으로 패션 기업들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패션사업에만 매진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외연을 넓혀 성장 동력을 물색하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F는 2011년 8.8%에서 2015년 4.7%로 반토막 났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1년 7.1%였지만 이후 점차 감소해 현재 3%대로 내려앉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판매 효율화를 꾀하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분기, 3분기에 각각 15억원, 130억원씩 영업적자를 냈다.

기업별로 온·오프라인 전략 재편에 나서는 한편 실적이 낮은 브랜드를 정리해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남성복 '엠비오'와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 사업을 접고, 남성 편집매장 '란스미어'를 갤럭시 라인으로 흡수했다. 프리미엄 라인인 '로가디스 컬렉션'을 갤럭시로 통합하고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대신 '준지'와 '구호' 등 주력 브랜드 관련 사업은 강화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가 미국 뉴욕에서 2018년 봄·여름 시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가 미국 뉴욕에서 2018년 봄·여름 시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물산 패션부문

코오롱FnC는 남성복 브랜드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썼다. '브렌우드'는 중년 남성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 라이프웨어로, '지오투'는 그간 선보였던 수트 라인을 과감히 제외한 어반 캐주얼 브랜드로, 스파소는 온라인 전문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지난 10월부터 단계적인 매장 재배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LF도 가두매장 중심인 '타운젠트'를 철수하고 '닥스', '헤지스', '마에스트로' 등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질바이질스튜어트·일꼬르소 등 매출이 낮은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판매로 돌렸다.

브랜드 구조조정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여도 경쟁 상대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내수마저 얼어붙어 뚜렷한 성장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 사업에만 매진하지 않고 화장품이나 식음료 등 신 사업을 발굴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LF는 식음료, 식자재 유통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회사 LF푸드는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 경영권을 인수했고 식품 수입 유통회사 '구르메F&B코리아' 지분 71.69%도 360억원에 확보했다. LF푸드는 해산물 뷔페 '마키노차야'와 일본 라면 전문점 '하코야'도 운영하고 있다.

여전히 LF 매출의 90% 이상은 패션 부문에서 창출되고 있는 만큼, 패션 브랜드 효율화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신 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푸드 사업이 정착하면서 LF의 중장기 성장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고객 개개인에게 알맞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신규 사업들이 자리 잡으면서 이종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해외 제품 수입대행을 맡고 있다. ⓒ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해외 제품 수입대행을 맡고 있다.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여성복 브랜드 '보브', '지컷', 리빙 브랜드 '자주'와 함께 코스메틱 사업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이탈리아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회사인 인터코스와 합작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우고 올해 2월부터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프랑스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인 '딥디크' 국내 판권을 인수해 향수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 측은 향수 사업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국내 니치 향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수 이외에 바디 케어, 페이스 케어, 향초 등 다양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여 최고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 사업부는 올해 80%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에 입점하는 해외 화장품 수입대행까지 도맡고 있어, 시코르 매장 수가 확대될 수록 코스메틱 사업부의 기여도 역시 높아질 전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온라인 개인 사업자들, 해외직구까지 포함하면 경쟁 상대는 크게 늘었는데 소비 트렌드는 '가성비'에 맞춰져 있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가 어렵다"며 "이같은 상황에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수익성을 높이려면 사업분야를 확대하는 노력까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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