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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피플라운지] 조두호 갤러리카페, 프랜차이즈 홍수 속 빛보는 ‘개인 창업’ 공간


입력 2017.12.05 06:00 수정 2017.12.06 04:59        최승근 기자

‘갤러리카페&아트스페이스 어비움’, 단순 카페에서 벗어나 문화를 만들고 공유하는 장

“교외형 카페 창업, 유행 보다는 자신 만의 개성 찾아야”

조두호 ‘갤러리카페&아트스페이스 어비움’ 대표.ⓒ어비움 조두호 ‘갤러리카페&아트스페이스 어비움’ 대표.ⓒ어비움

넘쳐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사이에서 나만의 개성을 앞세워 창업에 성공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브랜드 설계부터 레시피, 식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시스템화 돼 있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손이 많이 가고, 하나부터 열까지 운영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도 많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협력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시너지는 개성을 살린 매장을 운영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경기문화재단에서 문화재생 모델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조두호 예술감독은 문화와 예술, 창업을 연계한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갤러리카페&아트스페이스 어비움’의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카페로서의 공간 보다는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고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아닌 개인 브랜드로 창업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과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오히려 어비움 만의 개성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개인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빠르게 늘고 있는 교외형 카페의 경우 지역과 자연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뒤따르는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창업이다 보니 경제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보다는 지역과의 소통과 관계에 집중할 때 성공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경기도 포천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 재생 프로젝트로 경기 북부와 남부를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두호 사장을 만나 개인 창업에 대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어비움 외관 전경.ⓒ어비움 어비움 외관 전경.ⓒ어비움

▲‘어비움’이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 ‘어비움’이란 브랜드는 이 마을의 이름인 어비(漁肥)리의 ‘어비’와 '움(~um)'을 합성한 이름이다. 움은 그리스어로 신전이나 박물관 등 공간을 지칭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종합하면 어비(漁肥)리에 위치한 어비움을 찾아주시는 모든분들게 문화가 살찌고 풍요로움이 깃들기를 바란다는 뜻을 갖고 있다.
도심 속을 벗어나 지역으로 들어간 공간들은 지역과의 융화가 필요하다. 문화공간은 지역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비움이란 이름도 이왕이면 지역성을 내포해보자는 생각에서 시도하게 됐다. 어비움을 찾은 손님들이 문화적인 면에서도 배가 불러서 가시면 좋겠다.

▲갤러리 카페를 열게 된 이유가 있다면.

- 문화기획자이면서 박물관 학예사로서 오랜 기간 일을 하다 보니 카페가 단순하게 음식이나 물건을 파는 소매업 보다는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기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이 모이고 대화를 하게 되면 인문학적 공간으로, 또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
갤러리카페로 콘셉트를 정한 것도 공예품, 예술작품을 설치해서 일상 속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손쉽게 볼 수 있게 하자는 의도에서 시도하게 됐다.
도시에는 다양한 카페가 많지만 과도한 경쟁 속에서 가격이나 메뉴에만 한정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문화를 생성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어비움은 갤러리카페와 아트스페이스 두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비영리 전시공간인 아트스페이스는 미술관을 콘셉트로 꾸몄다. 이용객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보통 2~3주, 길면 한 달에 한 번씩 바꿔가면서 하고 있는데 작가들한테는 무상으로 공간을 대여하다 보니 인기가 좋다. 전시 장르는 국한되지 않고 회화, 조각, 미디어, 전통 공예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 오픈 이후 9번째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12월1일부터는 현대 동양화 장르의 재유니크 작가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와의 차별점은.

- 인테리어나 콘텐츠 측면에서의 차별점이 가장 큰 것 같다. 아무래도 교외에 위치해 있다 보니 근방의 저수지나 산세, 낙조 등 자연현상 등을 경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창업 준비에 가장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고 교외에 위치해 있다 보니 개인 창업자들 대부분은 식재료 납품업체 등을 만나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애를 먹는다. 어비움의 경우에는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자, 푸드스타일리스트,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또 하나는 아르바이트 등 근무자를 모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도시에 있는 카페들은 직원 구하기가 수월하지만 교외에 위치해 있는 카페들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비움의 경우에는 아르바이트 대신 정규 직원들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큰 문제는 없는데 단기 아르바이트 비중이 높을 경우에는 품질이 떨어진다던가 하는 단점도 생길 수 있어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브랜드, 로고부터 공간 설계, 메뉴 디자인, 레시피 등을 다 정해주지만 개인 창업의 경우에는 모든걸 직접 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그 매장만의 개성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최근 교외형 카페가 많이 생기고 있다. 각각의 개성을 살린 매장이라면 좋지만, 건축의 형태나 내부 공간을 구성하는 형태, 메뉴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판으로 찍어낸 것 같은 매장이 반복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개성을 잃고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따라하기 보다는 준비기간을 길게 하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 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를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문화를 생성하는 공간으로서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또 지역과 자연으로 들어가는 행위이다 보니 자연에 대한 배려나 지역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둘러보면 단순히 그림만 붙여놓고 갤러리카페라고 광고하는 매장도 많다. 드러나는 외적인 부분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어비움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시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용인시는 태교 도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임산부를 위한 인문학 강좌 등을 마련해 카페가 문화센터의 역할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시도해볼 생각이다.
어비움 실내 전경.ⓒ어비움 어비움 실내 전경.ⓒ어비움

어비움 실내 전경.ⓒ어비움 어비움 실내 전경.ⓒ어비움

어비움 실내 전경.ⓒ어비움 어비움 실내 전경.ⓒ어비움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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