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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이어 정성훈’ LG, 다음은 박용택인가


입력 2017.11.24 11:48 수정 2017.11.26 07:3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베테랑 정성훈에 재계약 불가 통보

이병규 이어 매년 노장 선수 정리 나서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 ⓒ LG트윈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 ⓒ LG트윈스

LG트윈스가 또 한 명의 베테랑과 작별을 고했다. 세대교체의 필요성 속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LG는 22일 정성훈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이미 선수는 구단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에 빠진 상태다.

리빌딩 기조 속에 LG의 베테랑들이 내쳐진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이진영이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지며 kt로 이적한 것이 시작이었다.

세월의 흐름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일지라도 빗겨갈 수 없었다. ‘적토마’ 이병규는 2016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이병규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1997년 신인 1차 지명으로 LG트윈스에 입단해 2016년 은퇴할 때까지 1741경기 출장한 LG의 레전드다. 통산 성적에서 타율 0.311,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147도루를 기록한 대표적인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당시 이병규는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으나 구단과 합의점을 찾는 데에는 끝내 실패했다.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 이병규는 2016시즌 당시 팀 전력에서 아예 제외됐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한 타석이 그의 유일한 1군 출장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량만 놓고 봤을 때 아직 후배들과 겨룰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병규는 2016시즌 2군에서 타율 0.401(147타수 59안타) 3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리빌딩에 돌입한 팀에서 끝내 자리를 얻지 못하고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은퇴의 길을 걷고 말았다.

정성훈은 올 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6홈런 86안타 30타점 32득점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안타와 타점이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올 시즌 주로 대타나 교체요원으로 뛰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직도 정성훈은 매력적인 타자임은 분명하다.

특히 실력만 놓고 봤을 때 정성훈은 아직까지 LG 타자들 가운데는 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실제 올 시즌 100경기 이상 경기에 나선 우타자 가운데 정성훈보다 타율이 높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정성훈의 방출로 LG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은 박용택 홀로 남았다. ⓒ LG트윈스 정성훈의 방출로 LG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은 박용택 홀로 남았다. ⓒ LG트윈스

1999년 해태 타이거즈에 고졸 신인으로 입단해 KIA 타이거즈와 현대 유니콘스 등을 거친 정성훈이지만 2009년부터 LG로 이적해 지난 시즌까지 무려 9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정도로 LG맨 이미지가 강하다.

또한 정성훈은 LG의 FA 잔혹사를 씻겨준 선수기도 했다. LG서 9년간 뛰면서 무려 6번이나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했다.

아직도 베테랑들이 건재한데 LG의 리빌딩 기조는 무작정 나이 많은 베테랑들을 내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팬들의 비난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팀 내 베테랑들이 무작정 내쳐지는 장면을 유독 안타깝게 바라볼 사람이 있다면 바로 박용택일 것이다.

박용택은 2002년 입단 이후, 줄곧 LG유니폼만 입고 뛰어온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박용택이지만 그의 기량은 아직도 출중하다. KBO리그 최초 6년 연속 150안타는 기록을 가지고 있고, 내년에는 7년 연속 이 기록에 도전한다.

올 시즌은 LG서 팀 내 타율, 게임 출장 수, 타점, 득점, 최다 안타 1위가 모두 박용택이다. 2루타와 홈런도 팀 내 2위에 올라 있다. 주구장창 리빌딩을 외치는 LG라도 박용택까지 쳐낼 수는 없다.

다만 박용택 역시 일련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최정상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래는 또 모르는 일이다.

최근 박용택은 리그서 수비보다는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다. 그만큼 타격에 일가견이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반쪽자리’ 선수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젊은 선수들 주축으로 리빌딩을 도모하고 있는 외야에서 내년 시즌도 박용택이 수비로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타격은 변수가 많다. 갑자기 부상이나 슬럼프로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고, 나이가 들면서 장타력이 감소하는 부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베테랑들이 대거 팀을 떠난 상황에서 박용택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유일한 LG의 버팀목이다. 다만 LG는 전통적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이 아름답지 못했다. 최근에는 리빌딩을 명목으로 냉정하리만큼 베테랑들이 차가운 대접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의 행보만 놓고 봤을 때 박용택 또한 LG 레전드의 안타까운 잔혹사를 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박용택의 올 겨울이 유독 추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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