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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유커의 귀환?..호들갑은 금물


입력 2017.11.23 06:00 수정 2017.11.22 23:26        김유연 기자

면세점 업계, 사드 해빙 기류 소식에 기대와 우려 교차

서울 명동 시내면세점의 모습. ⓒ데일리안 서울 명동 시내면세점의 모습. ⓒ데일리안

한중 관계 개선으로 유통업계에 덮친 사드 악재가 거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업체들은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유커의 귀환에 대비해 업계는 '유커 모시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체감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유커가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었지만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여전히 한산하다. 시내면세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북적이는 매장을 살펴보면 개인 관광객이나 내국인들이 대부분이다. 예전처럼 왁자지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는 사드 갈등 해소 소식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사드 보복 해빙의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지만, 경제보복 해제의 직접적인 움직임이 아직 없기때문이다. 최소 내년은 돼야 효과가 나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유연 생활경제부 기자. 데일리안 김유연 생활경제부 기자.
유커가 돌아오는 것은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치게 유커에 의존한 매출 구조가 면세점 업계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면세점 사업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그러면서 매장수와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다 사드 사태로 매출의 70%를 차지하던 중국인의 발길이 끊기자 단번에 매출이 곤두박칠 치며 업계 전체가 벼랑 끝으로 내 몰렸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에 그쳤다. 호텔신라 역시 면세점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31억원에서 올해 24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1분기 16억원, 2분기 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가장 먼저 제주국제공항 내 면세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중소·중견면세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최악의 수렁에 빠진 면세점 업계는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야말로 중국 관광객에 의존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여실히 드러난 한 해였다.

기업이 휘청이면서 뒤늦게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시작했지만 적자를 메우긴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업계는 막대한 손해를 봤지만 그만큼 교훈을 얻었다. 중국이 매력적인 시장이긴 하나 중국에만 의존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된 것은 큰 소득이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한다.

지금 당장 유커의 귀환에 호들갑을 떨게 아니다. 긴 호흡으로 대안을 준비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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