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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차남규號 장기집권 모드 과제는?


입력 2017.11.22 06:00 수정 2017.11.22 08:12        부광우 기자

임기 넉 달 앞두고 부회장 승진…더 탄탄해진 입지

그룹 금융 컨트롤타워…자산 100조 달성 성장 견인

떨어진 실적 아쉬움…IFRS17 대비 안정성 확보 관건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한화생명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한화생명

국내 보험업계의 대표적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이 임기를 넉 달여 앞두고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장기집권 체제를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차 부회장은 한화그룹 내 금융부문 컨트롤타워를 맡으며 한화생명의 자산 100조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을 견인해 왔다는 평이다. 이제는 최근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실적을 끌어올리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재무 건전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향후 차남규호의 향방을 가를 키가 될 전망이다.

22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차 사장은 최근 그룹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2011년 사장 부임 후 지금까지 한화생명을 이끌어 온 차 부회장은 내년에도 수장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이다. 차 부회장의 이번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차 부회장은 한화생명 사장과 함께 2013년부터 운영된 한화그룹 내 최고 자문기구인 경영조정위원회 금융부문 위원을 맡아 왔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금융부문의 성장성을 이끌어온 것이 이번 차 부회장 승진의 가장 큰 배경이 됐다는 해석이다.

일례로 지난해 1월 한화생명의 자산 100조원 달성은 차 부회장이 세운 대표적인 이정표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산 100조원을 넘는 보험사는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자산 100조원을 넘긴 보험사는 한화생명뿐이었다.

한화생명은 이로써 규모에서 만큼은 교보생명을 제치고 보험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게 됐다. 특히 사실상 과포화 상태인 국내 보험시장의 여건 상 투자를 통한 수익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점이란 점에서 이 같은 대규모 자산 확보는 든든한 실탄 확보라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 요소라는 평가다.

이제 관건은 이런 노력이 얼마나 성과로 이어지느냐다. 한화생명의 최근 이익 규모는 차 부회장이 사장으로 부임하던 때보다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 2011회계연도 6340억원, 2012회계연도 6688억원이었던 한화생명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5866억원, 2016년 5210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사실 당장 더 시급한 문제는 재무 안전성이다.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서 한화생명은 200%대 초반을 기록하며 지난 6월 말 기준 290.7%인 생보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더욱이 올해 초 대규모 자본 확충에 성공했음에도 이 같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픈 대목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국내서 30년 만기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그럼에도 RBC비율은 1분기 말 202.0%에서 222.2%로 20.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현재 보험사들이 이처럼 자본 여력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 때문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결국 회계 상 자본이 줄고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차 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다음 임기 최대 과제는 자본 확충을 통한 리스크 줄이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한화생명은 좀 더 규모의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생명은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JP모건에 국제 신용등급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고, 계획을 확정하면 외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주관사단이 꾸려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차 부회장의 승진은 그룹에서 그의 성과를 확실히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만큼 내년 연임 역시 무난해 보인다"며 "2021년 IFRS17 본격 시행까지 앞으로의 3년은 얼마나 자본을 끌어 모아 회계 리스크를 경감시킬 수 있는지가 한화생명은 물론 모든 보험업계 CEO에 대한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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