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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연희 "'더패키지'는 운명…하늘이 준 선물"


입력 2017.11.21 09:08 수정 2017.11.22 10:41        부수정 기자

여행 가이드 윤소소 역 맡아

"연기 적성에 맞지 않나 고민도"

이연희는 JTBC '더 패키지'에 대해 "운명같은 작품"이라고 했다.ⓒJTBC 이연희는 JTBC '더 패키지'에 대해 "운명같은 작품"이라고 했다.ⓒJTBC

여행 가이드 윤소소 역 맡아
"연기 적성에 맞지 않나 고민도"


"제가 정말 꿈꾸던 작품을 만났습니다.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JTBC 여행 드라마 '더 패키지'를 마친 이연희(29)는 드라마에 대한 애착이 큰 듯했다.

'더 패키지'는 여행을 통해 한 팀이 된 가이드와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각기 다른 이유로 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이 서로 관여하고 싶지 않아도 관계를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소통의 여정을 담담하게 그려 호평을 얻었다.

사실 그간 이연희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윤소소라는 캐릭터를 만나 한 뼘 성장했다. 자연스러운 연기력도 인상적이었다.

20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이연희는 "촬영한 후 1년 만에 봤는데 처음에 편성 시기가 미뤄지면서 걱정했다"며 "하지만 드라마 속 분위기와 계절이 잘 맞아서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윤소소는 여행 가이드 캐릭터라 많은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 가이드의 패션, 말투 등을 연구했고 불어도 공부했다. "강의를 몇 번 듣고 프랑스 현지에서 써 봤는데 현지인들이 못 알아듣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불어 공부에 매진했어요. 제가 보기엔 어색한데 시청자들의 평가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소소의 패션과 관련해선 가이드의 특색을 꼼꼼하게 관찰했단다. "가이드마다 특징이 달라요. 반지를 여러 개 껴서 눈길을 끌게 했고요. 목도리, 모자 등도 신경 썼습니다."

JTBC '더 패키지'를 마친 이연희는 "이전보다 조금 더 유연해졌다"고 고백했다.ⓒJTBC JTBC '더 패키지'를 마친 이연희는 "이전보다 조금 더 유연해졌다"고 고백했다.ⓒJTBC

이연희는 스물여섯 살 때 파리로 홀로 여행을 떠났다. 파리라는 도시를 좋아하고, 프랑스 문화에도 관심이 많았단다. 알고 지내는 여행 가이드 지인들도 있다.

"가이드는 쉴 시간 없이 바쁘게 일해요. 여행자들을 이끌고 가야 하니까 그렇죠. 제가 아는 프랑스 지식을 드라마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땡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 프랑스도 좋았고 각자의 사연이 있는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촬영하는 건지, 여행하는 건지 모르게 촬영했습니다. '더 패키지'는 하늘이 준 선물이에요. 운명적인 작품입니다."

2001년 제2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연희는 2004년 KBS 드라마 '해신'에서 수애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M'(2007), '에덴의 동쪽'(2008), '결혼전야'(2013), '구가의 선'(2013), '미스코리아'(2013), '화정'(2015),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5), '다시 만난 세계'(2017) 등에 출연했다.

50부작 '화정'을 끝내고 지치고 힘들었다는 그는 좋아하는 곳에 몇 달간 가서 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다 '더 패키지' 대본을 받았다. "진짜 힘든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났어요. 당시엔 연기를 계속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거든요. 근데 연기를 안 하면 뭘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없더라고요. 진짜 슬펐죠. 근데 또 저를 찾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내가 재능이 없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러면서 '내가 열심히 노력을 해봤나'라고 반성하기도 했고요. 정말 그때는 '암흑의 시대'였어요(웃음)."

JTBC '더 패키지'를 마친 이연희는 "가장 힘들 때 이번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JTBC JTBC '더 패키지'를 마친 이연희는 "가장 힘들 때 이번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JTBC

이연희는 이전보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인터뷰 자리도 부담스러웠단다. 마음을 고쳐먹은 그는 이런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올해 서른인데 20대 때는 질풍노도의 시기였어요. 서른이 되고 나니 '나이를 먹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요. 20대 때는 내 것만 만들어가기 바쁜 시기인데, 30대는 내 것을 남한테 주기도 하는 나이라고 하더라고요. 저 자신도 좀 더 유연해졌어요."

이연희는 연기 선생님을 따로 두고 있다. 예전에는 이전 작품에서 써먹었던 연기 스킬을 다음 작품에도 썼는데 잘 안 됐다고. 마음가짐을 다 잡는 게 힘들었단다. "선생님이 그러더군요. '연기는 작품마다 항상 다른 상대 배우를 만나기 때문에 이전 작품에서 썼던 연기를 쓰면 안 된다'고. '더 패키지'부터는 스스로 많이 내려놨어요. 가이드 역할이라 많은 관광객을 만나잖아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연기는 성취감이 남다른, 뿌듯한 작업이에요."

'더 패키지'에서 감수 역을 맡은 정규수는 '미스코리아' 때 이연희와 호흡한 바 있다. 그는 이연희에게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했단다. "예전엔 스스로 갇혀있었어요. 어두웠고. 이번 드라마에선 또래 친구들도 많아서 말을 많이 했어요. 새침하고 도도하다는 오해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으려고요."

드라마의 결말은 소소(이연희)와 마루(정용화)의 운명적인 재회로 끝난다. 이연희는 "사람이 인연이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며 "인연과 운명이 중요다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전히 '동안 미모'를 자랑하는 이연희는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다. 점점 더 달리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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