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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호랑이' 생보사들 해외 시장 개척 '난항'


입력 2017.11.21 06:01 수정 2017.11.21 07:12        부광우 기자

'진출 10년' 삼성생명 태국 법인 3분기 순익 손실 겨우 면해

한화생명 동남아서 적자의 늪…교보생명 자회사 순익도 미미

빅3 韓 점유율 50% 육박…국내 고객 불이익 이어질까 우려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해외 법인들이 좀처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지 길게는 10여년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생보사들이 밖에만 나가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이 자칫 국내 소비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해외 법인들이 좀처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지 길게는 10여년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생보사들이 밖에만 나가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이 자칫 국내 소비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해외 법인들이 좀처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지 길게는 10여년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생보사들이 밖에만 나가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이 자칫 국내 소비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삼성생명 태국 현지 법인의 순이익은 9700만원에 그쳤다. 그나마 69억4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흑자전환한 것이다.

삼성생명이 태국에 진출한 것은 1997년으로 10년 전 일이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왔다. 그러다 삼성생명은 2014년 태국 전역에 5개 육성센터를 설치한 후 영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의 동남아 법인들의 상황은 더 나쁜 편이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생보사들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발을 디뎠고,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처럼 두 곳에서 사업을 벌인 지도 어느덧 5년 안팎이 돼 가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34억12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81억3800만원) 보다는 손실 규모가 58.1%(47억2600만원) 감소하며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지속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순익은 1억8300원으로 같은 기간(2억8200만원) 대비 35.1%(9900만원) 감소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과 함께 국내 생보 빅3로 꼽히는 교보생명은 이들과 달리 해외에 생명보험업을 하는 법인을 두고 있지 않다. 대신 미국과 일본에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는데,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각각 4억7500만원, 3억5800만원으로 많지 않은 편이다.

이처럼 해당 3개 생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생보시장의 50% 가까이를 지배하고 있는 절대 강자들이다.

실제 국내 25개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거둔 보험료수입 56조4억원 가운데 삼성·한화·교보생명의 몫만 25조2926억원으로 45.2%를 차지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22.7%(12조7171억원)로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이 12.1%(6조7872억원), 교보생명이 10.3%(5조7883억원)를 점유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대형 생보사들의 해외 영업 악화가 국내 가입자들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부터 삼성·한화생명이 해외에서 2억달러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며, 이렇게 적자가 누적될수록 국내 법인의 재무구조와 보험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국내 생보시장 전반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부문 손실이 커지면 국내 본사 재무 상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에 따라 우리 소비자들이 부담을 짊어지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는 산업 특성 상 새로운 시장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현재 성적표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라는 반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 번 가입하면 수십년씩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보험의 특성 상 낯선 시장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기도 어렵고 이 때문에 단기간에 성장하기도 힘든 측면이 있다"며 "그래도 주요 생보사들이 가진 역량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현지화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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