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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평창 롱패딩'에 구름인파 몰려…'가심비' 패션 시대


입력 2017.11.17 16:19 수정 2017.11.17 17:07        손현진 기자

'평창 롱패딩' 찾아 이른 시간부터 인파 몰려…한때 공식 온라인스토어 먹통

가성비 찾는 고객으로 세일행사장 북적…'가심비' 충족하면 호응 극대화

17일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에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려고 몰려든 인파들. ⓒ데일리안 17일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에 '평창 롱패딩'을 구입하려고 몰려든 인파들. ⓒ데일리안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평창올림픽 공식 스토어'에 내걸린 롱패딩 품절 안내문. ⓒ데일리안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평창올림픽 공식 스토어'에 내걸린 롱패딩 품절 안내문. ⓒ데일리안

"오늘은 재고가 없어서 판매를 할 수가 없습니다. 내일 오픈과 동시에 판매할 예정이니 혹시나 평창 롱패딩을 사려고 급하게 뛰어가시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17일 오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매장 입구 앞, 매장 오픈을 약 10분 앞두고 100여명의 인파 앞에 선 백화점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한번에 매장에 뛰어들면 위험할 수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현재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평창 롱패딩'이 이날 입고된다는 소식은 잘못 알려진 것이며, 빨라야 다음날인 18일 오전부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평창 동계올림픽 라이선스 제품 주관사다.

일부 고객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고, 일부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언제 재입고 되느냐"고 문의했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온라인에는 언제 입고되는지 알 수 없고 (물량이) 아예 안 들어올 수도 있다"고 답했다. 평창올림픽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 현재 평창 롱패딩은 전 색상이 품절된 상태지만, 이날 재입고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때 사이트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오픈과 동시에 백화점에 들어선 한 50대 남성은 "어제 포털 사이트에서 난리난 걸 보고 왔다. 딸한테 사주려고 직접 왔는데 오늘은 살 수 없다고 해서, 혹시 패딩을 교환하려고 가져온 사람이라도 있을까봐 매장에 올라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만 해도 이렇게 인기가 많지 않았는데 그때 샀어야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평창올림픽 굿즈를 살 수 있는 공식 스토어는 롯데백화점 본점 9층에 마련돼 있다. 해당 매장에서는 '평창 롱패딩이 전량 판매됐다'는 안내문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많은 인파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제품을 구매할 수는 없어도 샘플로 비치된 패딩을 입어볼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 연령층도 어린 학생들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했다.

롯데백화점 평창올림픽 공식 스토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평창 롱패딩' 샘플 제품을 줄서서 입어보고 있다. ⓒ데일리안 롯데백화점 평창올림픽 공식 스토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평창 롱패딩' 샘플 제품을 줄서서 입어보고 있다. ⓒ데일리안

한 매장 직원은 "2~3일 전부터 롱패딩을 찾는 고객이 급증해 새 제품이 든 박스를 매장에 아예 쌓아놓고 팔았다"고 전했다. 아동용도 따로 판매되고 있지만, 성인용만큼 호응이 높지는 않은지 매장 한쪽에 두 세 박스가 쌓여 있었다. 이에 '품절됐다더니 이건 뭐냐'는 고객들의 질문도 잇따랐다.

평창 롱패딩으로 알려진 '구스 롱다운 점퍼'는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제품이다.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 15일만에 약 1만 장이 팔렸다. 현재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까지 붙여 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삼성패션연구소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관해 "내수 침체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이 더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FW(가을·겨울) 시즌에 출시된 기능성 다운점퍼 중에서도 20~30만원대 제품들은 가성비가 높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평창 롱패딩 가격은 이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평창 라이선싱팀은 전국 공장을 돌면서 제품 단가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롱패딩의 인기는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충족한 결과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심비는 가성비에 '마음 심(心)'자를 더한 것으로, 가격 대비 성능은 물론 심리적 만족감의 정도까지 아우른 단어다. 평창 롱패딩은 올림픽 기념으로 만들어져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데다, 죽은 거위의 털을 사용해 제작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착한 패딩'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었다.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감사제' 세일기간동안 매장 운영 시간을 확대했다. ⓒ데일리안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감사제' 세일기간동안 매장 운영 시간을 확대했다. ⓒ데일리안

가성비 패션의 인기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됐다. 지난 10일부터 10일간 '감사제 세일'을 진행하는 유니클로에서도 계산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장바구니에 '히트텍' 같은 인기 아이템을 여러 개 담은 사람이 많았다.

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증해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은 매장 운영 시간도 늘렸다. 매장별로 보통 오후 8~9시면 문을 닫지만 감사제 기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운영된다.

이날 유니클로 외에도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주말 세일행사에 돌입한 곳이 많았다. 백화점 매장에서도 다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패딩 제품을 할인하고 있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세일기간에 들어가는 순간 판매량은 늘지만 블랙프라이데이다 뭐다 해서 할인이 빈번해지면 그만큼 판촉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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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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