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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불가능한 요구로 압박하는 현대차 노조에 원성 자자


입력 2017.11.17 11:18 수정 2017.11.17 17:11        박영국 기자

노조 "위기극복? 한전 부지 팔아라" vs 비노조 "무리한 요구, 회사 더 힘들게 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교섭위원들이 단체교섭이 재개된 10월 31일 교섭장으로 향하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교섭위원들이 단체교섭이 재개된 10월 31일 교섭장으로 향하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노조 "한전 부지 팔면 위기극복 동참" vs 비노조 "무리한 요구, 회사 더 힘들게 해"


현대자동차 노사가 연말을 한달 반 가량 남겨둔 상황에서도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은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는 회사의 호소에 한전 부지 매각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내세우는 한편 조정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보다 위력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며 회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비노조원들의 시선은 곱지많은 않다. 실현 불가능한 무리한 요구를 하며 회사를 압박하는 것은 회사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17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7일 두 달여 만에 본교섭을 재개하고 미타결 쟁점사항에 대한 입장을 확인했다.

이후 노사는 실무교섭을 통해 이견을 좁히기로 했지만 지난 16일까지 총 6회의 실무교섭에도 성과 없이 대립을 지속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기본급 5만7000원대의 인상 등을 최종 제시안으로 내놓은 상태다.

특히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관련, 회사측은 최근 경영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확고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밖에 별도요구안으로 ▲완전 8+8 주간연속 2교대 도입 ▲해고자 원직복직 및 고소고발·손배가압류 철회 ▲특판팀 해체 등과 관련해서도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사내소식지를 통해 사측이 주장하는 경영위기는 조합원 때문이 아니라 경영진의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전부지 매입에 따른 주가 폭락, 세계 시장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근시안적 경영마인드, 해외공장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 등이 경영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노조는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는 사측의 호소에 “한전 부지 매각 등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한다면 위기 극복에 동참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4년 10조5500억원을 주고 매입한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는 그룹 통합 사옥 뿐 아니라 대한민국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염원을 이뤄줄 밑바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그룹 통합사옥으로 사용될 105층 타워를 비롯해 시민과 소통을 위한 시설인 공연장, 전시시설, 컨벤션, 호텔·업무시설 등을 포함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차 단일 기업도 아닌,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사업을 현대차 노조가 요구한다고 전면 백지화하고 부지를 매각할 리 없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내세우며 위기극복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노조는 회사측이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포함한 조정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 이상의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노조는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무모한 ‘치킨게임’을 사측이 원한다면 집행부는 전통적인 파업시나리오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보다 더 위력적인 투쟁 전술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우회하고 임금 뿐 아니라 불법 촉탁직 정규직화 등 대의명분으로 무장한 변화된 전술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이같은 강성 행보는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

현대차 한 간부직원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비노조 간부들은 구조조정을 걱정해야 하지만 노조는 그런 걱정이 없으니 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면서 “그런 태도가 더욱 무리한 요구로 이어지며 회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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