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농협생·손보 부채관리 비상모드


입력 2017.11.15 06:00 수정 2017.11.15 06:32        부광우 기자

LAT 평가액 대비 잉여 준비금 비율 10대 생·손보사 중 최저

IFRS17 앞두고 부채 시가평가 기준 강화…커지는 재무 부담

지금도 자본 여력 업계 평균에 크게 못 미쳐…깊어지는 고민

국내 10대 생보사와 10대 손보사 등 20개 보험사의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액수 대비 책임준비금 잉여액 비율을 조사한 결과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이 각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10대 생보사와 10대 손보사 등 20개 보험사의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액수 대비 책임준비금 잉여액 비율을 조사한 결과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이 각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는 크게 늘게 되는데, 두 회사의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책임준비금 여유분이 다른 회사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IFRS17 연착륙을 위한 금융당국의 관련 규정 강화에 향후 재무 부담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지금도 자본 여력이 업계 평균을 밑도는 농협생명·손보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산 기준 국내 10대 생명보험사의 올해 6월 말 책임준비금은 429조2430억원으로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액수인 402조9522억원 대비 6.5%(26조2908억원) 많았다.

LAT는 각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액을 추정해 그보다 많은 책임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제도다. 즉, LAT 평가액과 비교한 이 같은 책임준비금 잉여액 비율은 보험사들이 보험부채와 비교해 얼마나 완충 자금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주요 대형 생보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보험부채 보다 6% 가량 많은 준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손보업계는 생보업계에 비해 좀 더 여유로운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적립해두고 있었다. 10대 손보사의 책임준비금은 159조2630억원으로 LAT 평가액(114조9584억원) 대비 38.5%(44조3046억원) 많았다.

눈에 띄는 점은 NH농협금융지주의 한 식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보가 각 업권별 조사 대상 보험사들 가운데 책임준비금 잉여액 비율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실제 농협생명의 책임준비금은 55조8048억원으로 LAT 평가액(54조7183억원) 보다 2.0%(1조865억원)밖에 많지 않았다. 이 같은 비율은 10대 생보사 중 가장 낮은 비율로 이들 보험사 평균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협손보의 경우 LAT 평가액(6조3476억원) 대비 18.5% 많은 7조5204억원의 책임준비금을 쌓고 있었다. 농협생명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이 역시 10대 손보사들 사이에서는 가장 낮은 비율로, 해당 보험사들 평균의 절반에 못 미쳤다.

금융당국이 LAT를 진행하는 이유는 2021년 도입 예정인 IFRS17 때문이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들은 계약자들에게 돌려줄 보험금을 현행 원가 대신 시가로 변경해야 하는 만큼 LAT를 통해 미리 이를 추산,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IFRS17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하는 등 시가로 계산하게 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LAT 적용 기준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사 부채를 평가할 때 적용하는 LAT 할인율을 현재 3.5% 수준에서 2020년 2%대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전체 부채는 최대 20조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책임준비금 여유가 적은 보험사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금도 재무 건전성이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는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보면 농협생명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218.3%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생보사 평균인 290.7% 대비 72.4%포인트 낮은 수치다. 농협손보의 RBC비율도 손보업계 평균(247.6%)에 비해 61.2%포인트 낮은 186.4%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책임준비금 여유분이 적다는 것은 LAT 평가액이 조금만 늘어도 추가 준비금을 적립해야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현재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IFRS17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