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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한중 해빙무드에 활기 띈 유통업계…“실질적인 회복세는 내년부터”


입력 2017.11.13 15:30 수정 2017.11.13 17:31        최승근 기자

한중 관계 회복 기대감에 중국인 가능 직원 구인 잇따라

단체 여행 비자 재개가 변수…내년 1~2월 평창올림픽과 맞물려 시너지 기대

13일 오후 소공동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데일리안 13일 오후 소공동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데일리안

“뉴스에서도 매일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고 나오는데 분위기는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다시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죠.”

이번엔 ‘진짜’라는 기대감이 유통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양국 정부가 한·중 관계 개선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통업계의 기대감을 한껏 높인 덕분이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3000명 규모의 단체 관광을 인천시 등 여러 지자체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 증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중국 단체 관광객 러시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13일 중국 관광객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명동 거리에서도 이 같은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토요일 광군제를 맞아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경험한 유통업계는 오프라인에서도 중국 관광객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매장 밖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직원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뜸해졌던 중국어 아르바이트 직원 구인광고와 중국어로 표기한 광고지와 전단지도 눈에 띄었다.

명동의 A화장품 로드샵 점장은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줄면서 알바생 수를 줄였다가 최근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며 “이곳에 있는 매장 대부분이 한꺼번에 직원을 구하다 보니 구인이 쉽지 않다. 중국어가 가능한 알바생이 1순위”라고 전했다.

명동 화장품 매장에 붙은 구인 전단지.ⓒ데일리안 명동 화장품 매장에 붙은 구인 전단지.ⓒ데일리안

중국어 가능 직원을 구하는 명동 매장의 구인 광고들.ⓒ알바천국 웹사이트 캡쳐 중국어 가능 직원을 구하는 명동 매장의 구인 광고들.ⓒ알바천국 웹사이트 캡쳐

실제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도 명동 지역에서 근무할 중국어 가능자를 모집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대부분 사드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직원 수를 줄였던 명동 인근 화장품 로드샵들이다.

사드 보복 기간에도 꾸준히 중국 내에서 매출 신장을 기록했던 국내 화장품들이 이제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을 맞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것이다.

시내 면세점들도 오랜 만에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화장품과 향수, 가방 등 명품 매장을 중심으로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호텔과 관광업계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한 동안 급증한 중국 관광객 수요에 대응해 우후죽순으로 시내에 호텔이 생겨난 탓에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였던 호텔들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아직 직접적인 대규모 예약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숙박 문의가 늘면서 기대감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는 중국 관광객 보다는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이 객실을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오후 명동 화장품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데일리안 13일 오후 명동 화장품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데일리안

양국 관계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반대로 중국을 찾으려는 한국 관광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모바일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중국 패키지 여행 매출은 바로 전 기간 (10월24일~31일) 대비 50%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청도와 상해이며 계림과 장가계에도 패키지여행 수요가 몰렸다. 자유여행의 경우 중국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이 34% 증가하며 패키지와 자유여행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서현일 티몬 해외여행팀장은 “무거웠던 양국 간 외교적 문제가 실마리를 찾으면서 중국인이 한국으로 오는 여행 수요는 물론 한국인이 중국여행을 가는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해빙 무드에도 우려의 시각은 여전했다. 북한 관련 이슈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언제라도 사드 보복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단체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2달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불안한 요인이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길 원하지만 국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양국 관계가 회복되고 광군제 기간 동안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그동안의 손실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중국 단체 관광이 본격화되는 내년 1~2월이 돼야 회복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텔‧관광 등 유통업계의 가장 큰 바람은 이번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단체비자 발급이 재개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이후 한국관광 단체 비자를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체 비자 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예전 같은 유커 행렬을 보기 힘들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단체 비자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1~2월쯤 중국인 단체 여행이 재개되면 평창올림픽 개최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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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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