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상화폐 규제 눈치만...시장 후유증만 커진다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19일 13:50:22
금융위 가상화폐 규제 눈치만...시장 후유증만 커진다
해외업체 국내 진출 등 몸집 불리는 가상화폐 시장…부작용도 확산
정부 규제 강화 기조에 업계 반발…손 놓은 금융당국 '관망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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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14 06:00
배근미 기자(athena3507@dailian.co.kr)
▲ 최근 연이은 가상통화 관련 사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규제 장치 마련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가상통화 산업에 대한 선제적 규제가 핀테크 산업의 높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과 투기성 및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가상통화 거래소 등에 대한 안정성 부분이 서로 충돌하면서 가상통화에 대한 당국 기조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연이은 가상통화 관련 사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규제 장치 마련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가상통화 산업에 대한 선제적 규제가 핀테크 산업의 높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과 투기성 및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가상통화 거래소 등에 대한 안정성에 대한 비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해외업체 국내 진출 등 몸집 불리는 가상화폐 시장…부작용도 확산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발생한 가상통화 시장의 혼란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이 비트코인 캐시의 가격 폭등에 따른 거래량 폭주를 버티지 못하고 서버가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버 다운 직전까지 28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캐시는 또다시 만 하루만에 41% 가량 가격이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해당 캐시의 나흘 전 가격은 70만원 선에 불과했다.

하루가 지난 13일 오후까지도 거래가 불가능했던 해당 사이트는 현재 복구가 완료된 상태지만 가상통화 거래소의 서버 다운과 널뛰기 시세에 피해자들은 또 속출했다. 사이트 서버가 마비된 사이 타 거래소들의 캐시가격이 하락세에 돌입하면서 제때 거래를 나서지 못해 손해를 본 일부 이용자들은 서버 다운에 대한 피해와 관련해 대형 포털사이트 내 카페 모임 등을 결성하고 현재 집단소송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처럼 가상통화 거래 과정에서의 부작용은 이미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여전히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182억달러(20조원) 수준에 불과했던 글로벌 가상통화 시가총액은 이달들어 2000억달러(22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통화 거래소를 보유하는 등 세계 가상화폐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 국내 업체들 뿐 아니라 해외 업체들 역시 진입을 속속 노리고 있다.

실제로 거래가 활발한 국내 가상통화 시장에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다음달 중순 국내에서 정식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한중 공동 개발 가상화폐 ‘윌튼(Walton)’이 국내 진출을 위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링크’와 계약을 체결했고,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포인트(BitPoint) 역시 연내 정식 개장을 목표로 국내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시장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핀테크 활성화 찬물" vs "피해자 보호“…기로 놓인 금융당국은 ‘관망세’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양적 성장은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안전장치는 여전히 미완인 상태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가상통화에 따른 적절한 규제장치 마련을 위해 지난 9월부터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를 구성하고 논의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통화냐 상품이냐로 대치되는 가상통화의 법적 성질 문제에서부터 확실히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통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 자체가 제대로 규정돼 있지 않다보니 거래에 따른 세금 부과나 직접적인 관리 감독주체에 대한 논의 역시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서버 다운이나 해킹 등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고에 대한 제재는 물론 가상통화 거래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이같은 피해에 소비자들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도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이른바 투기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상화폐를 철저히 통제하겠다던 금융당국 기조 역시 업계 반발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이 9월 말 디지털토큰을 발행해 투자금을 가상통화 등으로 조달하는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해 전면 금지하겠다는 안을 발표했으나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를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결국 금융당국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며 가상통화 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관련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을 상장하기로 결정하는 등 제도권 도입에 따른 시장 확산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현 기조인 관망세보다는 더욱 적극적이고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나친 규제가 관련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업권 우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하나 금융산업에 있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스템의 안정성”이라며 “이러한 기반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성화된 가상통화 산업이 과연 국내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배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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