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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시진핑, 남중국해 두고 각기 다른 셈법


입력 2017.11.12 16:26 수정 2017.11.12 18:42        배근미 기자

트럼프 “나는 매우 좋은 조정자” 남중국해 중재 의사

시진핑, 아세안 경제협력 확대 제안…"우호적 해결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자료사진) ⓒ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각기 다른 셈법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남중국해 분쟁 관련 중재의사를 밝힌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필리핀과 우호적 관계를 강조하는 동시에 베트남에도 경제 협력 확대를 내세워 이 문제가 다자외교로 쟁점화 되는 것을 방지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나는 매우 좋은 조정자”라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사태에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에 책임이 있는 베트남에 시장 개방 수위를 높일 것을 요구했다. 베트남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면 미국과 ‘남중국해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공정하고 호혜적인 교역 원칙을 지키는 상대방들과 양자 무역협정을 성사시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인공섬 조성과 군사기지화 등에 강력히 반발하는 대표적 아세안(ASEAN) 국가다.

반면 시 주석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통해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우호적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필리핀 GMA뉴스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자회담에서 “중국은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 계속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필리핀 관계가 유익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친선과 고위급 교류 증진, 일대일로(육상 ·해상 실크로드) 협력 등을 주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세안 의장으로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시 주석과 회담이 의미 있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양국 관계의 밝은 미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에 따르면 시 주석은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필리핀은 안전한 (남중국해) 통행권을 갖고 있으며 이는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판소(PCA)의 승소 판결이 나왔음에도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기 보다는 경제·방위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베트남과도 경제 협력 확대를 제안해 남중국해 분쟁이 미국 등 다자외교 쟁점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일 APEC 정상회의에서 푹 베트남 총리와도 별도 회담을 열고 양국의 포괄적·전략적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푹 총리는 중국이 베트남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을 피력하며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베트남 투자를 위해 우호적 조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그는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는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인 분쟁 해결과 분쟁 악화를 방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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