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2017 국감]“흥진호 나포 몰랐다”에 야당의원들 “거짓이거나 한심하거나” 맹공


입력 2017.10.31 14:38 수정 2017.10.31 14:42        이소희 기자

농해수위 국감서 김영춘 해수부장관·박경민 해경청장 "흥진호 나포 몰라 국민께 죄송" 공개사과

농해수위 국감서 김영춘 해수부장관·박경민 해경청장 "흥진호 나포 몰라 국민께 죄송" 공개사과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나 귀환한 어선 ‘391 흥진호’ 사건과 관련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이 1주일간 나포 사실을 몰랐던 것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종합감사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북한에 나포됐다가 귀환한 어선 '391흥진호'와 관련한 질의를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종합감사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북한에 나포됐다가 귀환한 어선 '391흥진호'와 관련한 질의를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수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흥진호 사건에 대한 인지여부 질의와 대처미흡 질책에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사건 발생 일주일간 나포를 모르고 있던 일에 책임장관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22일 통신두절로 수색을 실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선주 측에서 ‘현지 선장과 핸드폰 통화가 됐다’는 2차 보고를 받았다. 어선이 나포된지 몰랐고 해역에서 조업 중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도 이날 국감에 출석해 “나포를 몰랐던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391흥진호’는 지난 16일 울릉도 저동항을 출항한 뒤 오전 10시 19분 울릉도 북방 약 183해리(339㎞)에서 조업한다고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국에 통보하고 마지막 위치 보고를 한 지 36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닿지 않자 어업정보통신국은 해경에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해경은 지난 21일 오후 22시19분 수협중앙회 어업정보국으로부터 391흥진호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은 뒤 ‘위치보고 미이행 선박’으로 정하고 수색에 들어갔으며, 이를 해군과 청와대,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에 전파했다. 또 일본과 러시아, 중국 등 인접 국가에도 전화와 공문을 통해 소재파악을 요청했다.

흥진호는 지난 27일에야 북으로 나포됐다가 엿새 만에 속초시 속초항 해양경찰 전용부두에 입항했다. 현재 해경을 비롯한 정부합동조사단이 귀환한 선원 10명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이 같은 흥진호의 나포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밝히고 있어 문제가 됐다.

이날 농해수위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관련 질의와 질책이 잇따랐다.

“흥진호 피납사건 관련 상황을 철저히 규명해달라”에서부터 “귀환한 선원들이 마스크를 하고 나타나는 등 과거 나포됐다 귀환한 선원들과 다른 행태를 보이는 이유가 뭔가”, “송환 3일째인데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선원들의 실명과 주소를 공개하라” 등의 요구가 빗발쳤다.

또한 흥진호 사건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세월호 사건이 법과 질서 무너졌다면 이번 사건은 안보가 무너진 것”이라며 “북한의 인도주의를 가장한 쇼에 만약 우리 정부가 동조했다면 중대한 사건이다. 많은 오해를 받고 있으니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궁금증을 밝혀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안보문제가 심각한 시기에 선주의 말만 듣고 납북 가능성을 고려 안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납득이 가지 않는 미스터리가 너무 많다”면서 관련자들의 국감 출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권석창 의원은 “단순한 야당의원들의 의혹제기가 아니다. 현재 인터넷상에 루머라고 믿고 싶은 많은 의혹들이 떠돈다”며 “불신의 정도가 너무 높아 사실과 상관없이 명백하게 국민 앞에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 나포를 몰랐던 상황에 대한 문책과 북을 향한 성명도 빨리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도 “국방부장관 등이 나포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데 대한민국의 정부와 관계기관들이 이렇게 한심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나. 정말 한심하고, 정말 걱정된다”면서 “과거의 피납 사례를 봐도 일주일동안 까맣게 행방 모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장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소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