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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지훈 "배우로서 절박…이병헌과 호흡하고파"


입력 2017.11.06 08:57 수정 2017.11.07 09:49        부수정 기자

MBC '도둑놈 도둑님'에서 검사 한준희 역

"감정 진폭 컸던 역할, 훌훌 떠나보내"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감정 연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감정 연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MBC '도둑놈 도둑님'에서 검사 한준희 역
"감정 진폭 컸던 역할, 훌훌 떠나보내"


"아직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요. 배우로서 절박한 심정이죠.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작가님, 선배들과 호흡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배우 김지훈(36)은 어느덧 데뷔 16년 차를 맞았다. 2002년 드라마 '러빙유'로 데뷔한 김지훈은 '며느리 전성시대'(2007), '연애결혼'(2008), '천추태후'(2009), '이웃집 꽃미남'(2013), '결혼의 여신'(2013), '왔다! 장보리'(2014), '우리집에 사는 남자'(2016) 등에 출연했다.

최근엔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끝냈다. 김지훈은 훤칠한 외모의 소유자다. 연기력도 나무랄 것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 방에 '빵' 터지는 작품이 없다는 거다. 특히 주말극에서 활약했다. 트렌디한 미니시리즈에도 어울리지만 도통 그런 작품이 들어오지 않는단다.

그래도 김지훈은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서울 신사동에서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을 만났다. '도둑놈, 도둑님'은 대한민국을 은밀히 조종하는 소수 기득권 세력에 맞서 통쾌한 반격에 나서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지훈은 아버지가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려 스스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검사 한준희 역을 맡았다. 극 중 한준희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검사로서의 소신도 버린 채 권력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인물. 사랑도 포기한 채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짠 내'나는 캐릭터다.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극 중 힘들었던 한준희를 훌훌 털어냈다"고 전했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극 중 힘들었던 한준희를 훌훌 털어냈다"고 전했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김지훈은 "한준희가 무거운 짐이었는데 홀가분하게 털게 돼서 마음이 가볍다"고 웃었다.

한준희는 그간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감정의 진폭이 가장 컸던 역할이다.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 남을 듯하다고 배우는 말했다.

드라마는 MBC 파업 탓에 결방되기도 했다. 그는 "파업이 드라마에 큰 불편을 끼치진 않았다"며 "다만 결방은 다음 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겐 아쉬운 부분일 듯하다"고 했다.

'왔다! 장보리'(2014)에서도 검사 역을 맡은 바 있는 그는 한준희라는 새로운 검사 캐릭터를 위해 외적으로 신경 썼다. 극 중 입은 옷의 90%는 직접 샀다. 요즘 유행하는 세련된 스타일보다는 통 넓은 정장 바지를 고수했고, 최대한 튀지 않는 슈트를 입었다. 헤어스타일도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한준희는 검소한 캐릭터라는 판단에서다.

기구한 사연을 지닌 한준희를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감정과 사연의 깊이가 인간극장 수준이었죠. 아역들 연기를 참고하면서 연기했고, 감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답니다."

결말에 대해선 "준희의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됐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그러면 더 여운이 길게 남았을 듯하다"고 했다.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소녀시대 서현과의 호흡에 대해선 "맡은 바를 잘해준 배우"라며 "처음엔 걱정했는데 비장한 각오로 연기하는 게 느껴지더라. 소문대로 성실했다. 현장에 대본을 가지고 오지 않을 정도로 대본을 완벽하게 외우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소주(서현)와 준희의 로맨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준희의 로맨스는 츤데레 사랑법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쉽긴 하지만 장돌목(지현우)과의 형제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소주와의 로맨스를 버리고, 브로맨스에 집중한 게 결과적으론 더 나았어요. 준희는 각박하고 외로운 사람이라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가 없는 인물이에요. 끝까지 쓸쓸하게 남았으면 했어요. 그러면서 지조도 있고."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노희경, 김은숙, 김은희 작가과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노희경, 김은숙, 김은희 작가과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외로운 준희를 연기한 그는 "떠나 보내기 수월했다"며 "너무 힘들어서 촬영이 끝난 순간 훨훨 날려 보냈다"고 웃었다.

그간 김지훈은 주말극을 주로 해왔다. 그는 "내 이미지가 가족극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관계자들도 신선한 배우들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배우는 신인일 때나 연차가 쌓일 때나 힘들다"고 털어놨다.

하고 싶은 장르로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를 꼽았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두 눈빛에 담겨 있었다.

김지훈은 내달 영화 '역모 - 반란의 시대' 개봉도 앞두고 있다. 그는 "드라마에서 영화로 넘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주말극과 미니시리즈도 마찬가지"라고 고백했다. "어떤 벽이 있어요. 그 벽을 뛰어넘을 만한 인기와 인지도, 미친 연기력, 인맥 등이 필요합니다. 인지도를 쌓고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줘야겠죠. 그러다 보면 눈에 띌 날이 있을 겁니다."

김지훈은 자기 자신한테 혹독한 스타일이다. 가식적인 걸 싫어하고, 남한테 박하는 하는 만큼 자기 자신에게도 엄격하다고.

그는 지난해 촛불 집회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참여하게 됐어요. 그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 같은 사람도 촛불 집회에 간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요."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걸 묻자 그는 "연기는 힘들지만 흥미로운 일"이라며 "일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작품이 정해지지 않을 때 배우로서 가장 힘들어요. 하고 싶은 작품을 못하게 됐을 때도 그렇고요. 김은숙·노희경·김은희 작가님 작품에 꼭 한번 출연하고 싶어요. 이병헌 선배님과도 한 작품에서 만나고 싶답니다."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호흡하고 싶은 선배로 배우 이병헌을 꼽았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을 마친 김지훈은 호흡하고 싶은 선배로 배우 이병헌을 꼽았다.ⓒ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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