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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와 다른 손흥민, 포체티노의 교체 1순위인가


입력 2017.10.29 08:34 수정 2017.10.29 13:1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맨유전 쏠쏠한 움직임에도 교체 아웃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의 아쉬운 신뢰도

[토트넘 맨유]손흥민 교체아웃 ⓒ 게티이미지 [토트넘 맨유]손흥민 교체아웃 ⓒ 게티이미지

손흥민(23)에 대한 토트넘의 신뢰가 제자리에 머무르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토트넘이 28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0-1로 패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결장한 해리 케인을 대신해 전방에서 고군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초반부터 팽팽했다. 스리백 카드를 꺼내든 두 팀은 슈팅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압박으로 상대의 전진 패스를 차단해 역습을 시도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중거리 슈팅이 아니면 골을 노릴 수 없는 흐름이 이어졌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엄청난 경기 속도 덕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홈팀 맨유가 쏠림 없이 치열했던 0의 균형을 깼다.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환상적인 볼 터치와 슈팅이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고, 로멜루 루카쿠의 헤더가 골대를 때렸다. 이후 ‘특급 조커’ 앤서니 마샬이 투입됐고, 이전처럼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36분,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긴 골킥이 루카쿠의 머리를 거쳤고, 엄청난 스피드를 뽐내며 뒷공간을 무너뜨린 마샬의 마무리로 이어졌다.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인 토트넘 수비진을 무너뜨린 치명적 한 방이다.

토트넘은 올드 트래퍼드 원정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승리를 챙기기에는 부족했다. 무사 시소코와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맨유 골문을 위협했고,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의 연계 플레이가 빛을 발하기도 했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방을 책임진 이들이 90분 내내 외로운 것이 아쉬웠다. 상대 시선을 빼앗아오거나 혼을 쏙 빼놓을 수 있는 드리블, 패스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손흥민은 물론 교체 투입된 페르난도 요렌테의 개인기로 슈팅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케인이 선발로 나섰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보일 정도였다.

에릭센과 알리가 전방 화력을 더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지휘자’ 에릭센은 마티치와 안데르 에레라의 압박에 경기 내내 고전했다. 왼쪽 측면으로 빠져 기회를 엿보려고 하면, 안토니오 발렌시아란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다.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뽐낸 맨유 중앙 수비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알리의 올 시즌은 이전과 다른 느낌이다. 활동량과 섬세한 볼 터치는 살아있지만, 움직임에 날카로움이 부족하다. 이날도 손흥민의 바로 아래 위치해 활발히 움직였지만 에릭센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한 장면을 제외하면 공격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애슐리 영과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이며 감정 조절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은 더 커졌다.

그런데도 포체티노의 교체 1순위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에릭센과 알리에 비해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고, 공수 양면을 활발하게 오갔지만 소용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교체 투입된 요렌테와 무사 뎀벨레를 제외하면, 공격에 힘을 더할 마땅한 자원이 없었음에도 ‘결정력’을 갖춘 손흥민을 뺐다.

[토트넘 맨유]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9경기(선발 5)에 나섰음에도 풀타임은 단 한 차례도 없다. ⓒ 게티이미지 [토트넘 맨유]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9경기(선발 5)에 나섰음에도 풀타임은 단 한 차례도 없다. ⓒ 게티이미지

최근 손흥민은 케인과 투톱을 이뤄 좋은 성과를 냈고, 컵 대회에서는 요렌테와 훌륭한 호흡을 보여줬음에도 ‘교체 아웃’을 피하지 못했다. 본래 포지션인 왼쪽 측면으로 옮겨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요렌테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수도 있었지만 손흥민에 대한 신뢰는 부족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21골을 몰아쳤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던 때도 있었고, ‘교체 1순위’를 벗어나기 어려웠음에도 놀라운 득점 감각을 보여줬다.

부상으로 인해 프리시즌을 치르지 못한 올 시즌도 순항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도르트문트전과 리버풀전에서 멋진 득점을 뽑아내며 부활을 알렸다. 최근 2경기 1골 2도움의 성적과 맨유전에서의 몸놀림은 포체티노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는 알리, 에릭센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이 부진한 알리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처럼 손흥민에 대한 신뢰는 강해질 수는 없는 것일까.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9경기(선발 5)에 나섰음에도 풀타임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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