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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 길을 묻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 대표 "북미·유럽서 기회 노린다"


입력 2017.10.30 06:00 수정 2017.10.30 07:43        부광우 기자

"볼커룰 적용 등으로 선진국 시장에 좋은 자산 매물 나올 것"

"성장 한계 전통시장 대신할 먹거리 찾아야…M&A가 새 동력"

"초대형 IB 조달 가능 자금 48조원…내년부터 자본 본격 활용"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금융(IB) 사업을 키우려는 금융사들의 발걸음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만 얽매여서는 더 이상의 성장은 커녕 생존마저 고민해야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저마다 IB 확대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증권사들의 IB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핵심 인사들을 만나 미래 전략을 들어보고, 각 금융사가 내민 나름의 청사진을 짚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투자금융(IB)사업부 대표 부사장.ⓒ데일리안 정영채 NH투자증권 투자금융(IB)사업부 대표 부사장.ⓒ데일리안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선진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투자금융(IB)사업부 대표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IB 확대 청사진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힘줘 말했다.

정 부사장은 우리나라 IB업계의 맏형 격이다. 국내 증권가 IB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큰 인사를 꼽을 때 늘 수위에 자리한다. 그는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자금부장, 기획본부장, 파생상품부장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2005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해 2015년부터 NH투자증권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선진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정 부사장의 언급은 분명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아직 대형 해외 IB 사업자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동남아시아 등 블루오션 시장 집중 발굴에 나서겠다는 다른 국내 IB 사업자들과 대비되는 청사진이다.

이에 대해 정 부사장은 "미국은 은행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 적용으로 보유자산을 정리해야하고, 유럽 역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금융사를 중심으로 자산 축소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좋은 자산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에 맞춰 해외 대체투자 전문 인력도 대거 영입해 경쟁력을 점차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 부사장은 글로벌 IB 시장에서의 먹거리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확실한 대규모 거래를 잡아냄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정 부사장은 "현재 전통시장 부문은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신규성장을 찾아야 할 시점으로, 과거 상업은행 중심이었던 인수금융 시장에 진출했듯 해외 인수합병(M&A) 거래 등이 새로 키워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글로벌 IB인 미국 에버코어와 인도네시아 다나렉사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해 대형 메가 딜 수행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수익성을 확대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부의 초대형 IB 정책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과 함께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충족한 이들 증권사가 초대형 IB 사업자가 되면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과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업무 등 단기금융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자금조달 여력이 커지게 된다.

정 부사장은 "5개 초대형 IB의 조달 가능 자금 규모는 총 48조원에 이를 것이며, 이를 운용하면서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기업들은 원하는 시점에 더욱 쉽게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자본 활용 가능분이 늘어난다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자금 조달 시점에 원하는 규모의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자산군별 전략적 배분에 앞서 고객의 수요를 최우선으로 탄력적으로 배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올해는 제도 정비와 업무 프로세스 확립 등 선결 과제가 많다고 본다"며 "제도가 정착되는 시점인 내년 이후를 본격적인 자본 활용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투자 기간과 상품을 서서히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정 부사장은 "IB 서비스 확대를 위해 리스크 검토가 소홀해진다면 소탐대실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사업부 내 크레딧지원부를 통한 사전 검토 등을 통해 리스크 증가 요인을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부사장은 NH투자증권 IB의 차별화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스톱 재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IB가 되겠다는 비전이다.

정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이 경쟁사들에 비해 우수한 점은 IB 각 분야별 다양한 딜 수행을 통해 다양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역량을 종합해 고객이 원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유기적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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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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