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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피플라운지] CU 박상아 MD “품질의 작은 차이가 차별화의 핵심”


입력 2017.10.26 06:00 수정 2017.10.26 06:14        최승근 기자

좋은 원재료 사용해 ‘편의점 간편식품은 싸야 한다’는 인식 깨는 것이 목표

머릿속 제품이 실제로 개발되는 것이 MD의 매력

“조금 더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를 사용해 품질을 높이는 전략이 차별화의 핵심입니다. 중심 판매가 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원료가 좋으면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봐주십니다. 올해도 태국에서 직접 소싱한 새우나 횡성한우 등을 직접 수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박상아 간편식품 MD(상품기획자)는 CU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MD는 “올해는 닭, 계란 등 유난히 식품 관련 이슈가 많아 편의점 간편식품 MD들의 고충이 큰 한 해였다”며 “재료의 수급부터 소비 트렌드까지 고려해야 하는 MD들의 특성 상 재료 수급과 품질을 유지하는 데 특별히 많은 공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소비자 못지않게 중요한 사람은 각 매장의 점주분들이다. 자신 있게 상품을 만들어도 점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상품이 소비자에게 노출되지 못한다”며 “신제품을 가장 빨리 맛보고 싶다면 매장에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팁을 공개했다.

CU는 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전국 10곳의 간편식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2~3개 정도의 신제품이 꾸준히 나오다 보니 MD들은 출시일 마다 공장을 오가는 등 출장도 잦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충 보다는 머릿속에 있는 상품이 출시돼 각 매장에 진열될 때의 기쁨이 더 크다는 박상아 MD. 그를 만나 신제품 개발의 노하우와 MD로서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박상아MDⓒBGF리테일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박상아MDⓒBGF리테일

▲신제품 선정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 아무래도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중심 매가를 벗어나면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조리면은 3000원 후반에서 4000원선이 적당하다. ‘편의점 간편식품은 싸야 한다’는 인식을 깨기 어렵다.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맛있어도 4000원이 넘으면 판매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4000원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한다.
신제품 개발은 우선 MD가 제품을 기획해서 중심을 잡으면 쉐프, 영양사 등 전문가들이 모인 상품연구소에서 제품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제품에 대한 시기와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에는 여름에 맞는 저칼로리, 시원한 맛을 콘셉트로, 개강 시즌에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접목한다던지, 타깃이랑 시기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현재는 동절기 제품을 준비 중이다. 김밥이나 미반류 제품은 계절과 크게 상관없지만 동절기를 맞아 매콤하거나 데웠을 때 맛있는 치즈가 들어있는 제품 등을 개발 중이다.

▲CU를 포함해 편의점 3사의 도시락 경쟁이 치열한데 CU 도시락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 편의점 도시락은 타깃이나 입맛에 대부분 최적화돼 있어 소비자들이 보기에 눈에 띄게 특이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품질을 높이려고 한다. 예를 들어 쌀은 신동진미를 사용하고 김은 완도에서 직접 수매해서 사용하는 식이다. 최근 출시한 한우시리즈 제품에는 실제 횡성한우를 썼다. 물량이 많다 보니 미리 수급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올해는 태국에서 새우를 직접 소싱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기온이상으로 농산물 등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원재료 가격 비중 확대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지.

- 올해는 특히 식품 안전 이슈가 많아서 힘들었다. 그런데 내년이 더 문제다. 올해 흉작인 농산물이 많아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에 들어가는 식재료 대부분은 공동 구매로 가격을 낮춘다. 전국에 공장이 위치해 있다 보니 신선도가 중요한 일부 채소류 등은 지역에서 개별 구매하기도 한다.

▲소비자들 중에는 신제품을 인근 매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불만도 있다. 신제품을 빨리 맛볼 수 있는 팁이 있다면.

- 젊은 점주분이 운영하는 매장이 신제품 발주율이 높은 편이다. 우리 영업사원들이 100번 점주분들께 얘기하는 것보다 고객의 요청이 가장 효율적이다. 원하는 제품이 있다면 매장에 요청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지만 포장기술이나 보관‧유통 상의 이유 등으로 출시되지 못한 메뉴가 있다면.

- 조리면의 경우 다른 이유보다는 생산할 수 있는 면의 종류가 한정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스파게티나 우동면은 그동안 많이 출시돼 개발이 쉬운데 새로운 메뉴를 위한 면 종류는 생산에 한계가 있다. 새로운 면제품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스파게티도 아직 자리를 못 잡은 게 현실이다. 스파게티 면을 필두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면제품부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MD로서 겪는 힘든 점은. 직업 때문에 생긴 습관이 있다면.

- 우리가 상품을 잘 만들어도 점주들이 발주를 하지 않으면 상품이 빛을 보기 어렵다. 우리는 소비자와 점주 고객이 두 분인 셈이다. 그래서 소비자 못지않게 점주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주말에 개인 시간을 보내거나 지역에 출장을 갈 때 근처 맛집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다. 편하게 음식점을 가도 상품화에 대한 고민이 항상 있다. 김밥 제품을 담당하면서 서울의 맛있다는 김밥집은 거의 다 가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계란과 닭고기를 좋아하는데 그동안 출시된 제품을 보면 MD의 입맛도 어느 정도 제품에 반영되는 것 같다. 또 SNS 등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는 음식들도 많이 참고하고 있다. 제품 품평 때마다 경쟁사 제품과 우리 제품을 항상 시식하다 보니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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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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