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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 길을 묻다]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 대표 "동남아 시장 핀포인트 공략"


입력 2017.10.25 06:00 수정 2017.10.25 06:47        부광우 기자

"당장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 무리…좋은 기록 쌓는 게 중요"

"자금 조달 위해 IB 찾는 기업들 줄어…이제 관건은 인수금융"

"고객과 파트너로 투자 참여해 함께 커가는 IB 사업자 되겠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금융(IB) 사업을 키우려는 금융사들의 발걸음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만 얽매여서는 더 이상의 성장은 커녕 생존마저 고민해야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저마다 IB 확대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증권사들의 IB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핵심 인사들을 만나 미래 전략을 들어보고, 각 금융사가 내민 나름의 청사진을 짚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했다.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투자금융(IB)1부문 대표 부사장.ⓒ데일리안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투자금융(IB)1부문 대표 부사장.ⓒ데일리안

"당장 뉴욕이나 런던에서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을 벌이기는 힘들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부터 해외 IB 영향력 확대에 나서겠다"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1부문 대표 부사장은 미래에셋 IB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전격 승진과 동시에 미래에셋대우의 IB 부문 수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89년 증권가에 첫 발을 디딘 뒤 20년 이상 IB 분야에서 일해 온 전문가다.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 합병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에 올라선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IB를 이끌 믿을맨으로 김 부사장이 발탁된 배경에는 그의 이 같은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국내 IB가 주요 글로벌 IB의 자기자본을 따라잡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고 네트워크도 부족한 현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외 여러 나라에 파견을 늘린다고 없던 네트워크가 생기는 건 아니다. 네트워크는 좋은 경험을 쌓아갈 때 자연히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본을 잘 다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많은 국가에 영업망을 확대한다고 해서 네트워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좋은 거래를 성공시키는 IB 사업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과거 미래에셋은 해외 우량 부동산에 투자를 많이 해왔고 이 같은 트랙 레코드가 있다 보니 이제는 좋은 거래가 먼저 찾아오고 있다"며 "이는 좋은 기회를 찾아다니기 위한 네트워크에 앞서 축적해 온 기록이 있는데 따른 것이고, 이런 기반이 거대 글로벌 IB와 싸울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히 거래를 중개해주는 브로커로서 IB 사업에 접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IB 사업의 주요 고객인 기업들이 더 이상 IB 사업자를 자금 조달의 창구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이제 IB 시장에서의 새 먹거리는 인수금융이 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그는 "기업들도 과거처럼 단순하게 회사채를 발행 한다던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위해 IB를 찾는 일은 줄어들고 있다"며 "지금 대기업들의 고민은 글로벌 시장 인수합병(M&A)"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경우 M&A를 추진할만한 역량 있는 회사를 국내에서 찾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이 때 부족한 자본에 대한 파이낸싱 등 IB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은 무리한 외형 확장에 선을 그었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긴 초대형 IB 사업자가 되면 고객 예탁자금을 통합, 기업금융 자산 등으로 운용하면서 수익을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가 가능해진다. 미래에셋대우는 현 시점에서 자기자본 8조원을 바라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증권사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현재 7조2000억원으로 4조원 대에 머물고 있는 2위 그룹과 비교해 큰 차이로 앞서 있다.

김 부사장은 "다른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8조원까지 성장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이런 면에서 훨씬 앞서 있는 미래에셋대우가 굳이 자본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며 "이익을 내다보면 자연스레 자기자본도 늘어날 것이고 8조원을 넘기면 10조원, 15조원까지 가는 건 금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끝으로 IB 사업자로서 미래에셋대우의 청사진을 묻는 질문에 김 부사장은 "투자 성과를 고객과 공유하는 IB가 되자는 게 미래에셋대우만의 철학"이라며 "파트너로 투자에 함께 참여해 리스크 관리까지 같이 하는 IB 사업자가 되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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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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