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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vie] "이건 내 얘기잖아" 영화·드라마 속 청춘들


입력 2017.10.21 00:16 수정 2017.10.23 17:52        이한철 기자

청춘들의 진짜 현실 다룬 콘텐츠 인기

버티지 않을 권리, 참지 않는 삶 '위로'

드라마 '사랑의 온도'와 '청춘시대2' 방송 캡처. 드라마 '사랑의 온도'와 '청춘시대2' 방송 캡처.

오늘을 사는 청춘들의 진짜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들이 사랑받고 있다.

대학에 가기 위해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기업에 가기 위해 대학시절을 참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삶은 혹독하다. 마치 1등을 위해 양 옆을 가린 채, 정해진 트랙만 질주하는 경주마들 같다.

지치는 자는 나약하다는 기성세대의 편견과 경쟁사회의 냉혹함에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더욱 엄격하게 채찍질하고 참아야 하는 삶에 익숙해진다. 최근 이러한 청춘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꼬집는 작품들이 큰 호응과 찬사를 받고 있다.

첫 번째 작품은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로 배우 서현진과 양세종의 달달한 커플연기로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장르는 로맨스지만 드라마 작가 이현수(서현진 분)의 이야기는 현 세대의 고민과 현실을 담고 있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 14회에서 자신에게 당당하기 위해 오랜 꿈을 포기하는 이현수의 모습과 대사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자신의 대본이 시청률을 위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수정돼 방영이 된 것을 알게 된 현수.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녀에게 모두 버티라고 하지만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버텨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 그녀는 오랜 시간 바라왔던 꿈을 포기한다.

"못 버티겠다고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요? 다 버티래요. 근데 그건 제가 쓴 작품 아니에요. 근데 버티면 다 해결된대요. 그게 말이 돼요? 이번에 버팀 진짜 내가 가장 원하는 내 모습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거 같았어요."

버티는 삶보다 자기 자신을 되찾겠다는 그녀의 대사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사며 명대사에 등극했다.

두 번째는 얼마 전 종영한 JTBC 드라마 '청춘시대2'로 셰어하우스 벨에포크에서 함께 사는 5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실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

그 중 12회에 방영된 과수원 에피소드에 등장한 장면과 대사가 큰 공감을 얻었다. 7년간 굼벵이로 지내다 매미로는 7일 밖에 살지 못하니 불쌍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윤진명은 "굼벵이는 매미가 되려고 사는 걸까? 굼벵이 시절이 더 행복할지도 모르잖아. 매미는 그냥 굼벵이의 노년이고"라고 말 한다.

굼벵이로의 삶 자체보다 매미라는 종착점에만 가치를 뒀던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대사였다. 모두가 목표를 이뤄야만 행복한 걸까? 지금의 매일매일은 미래를 위해 참아야 하는 과정에 불과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시청자들에게 던지며 매일을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명장면이었다.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스틸 컷. ⓒ 미디어소프트/(주)이수C&E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스틸 컷. ⓒ 미디어소프트/(주)이수C&E

19일 개봉한 영화 '잠까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역시 '직장은 참고 버텨야만 하는 곳'이 라는 편견을 깨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열정은 번아웃, 월급은 로그아웃, 인생은 삼진아웃 직전의 회사원이 수수께끼의 옛 친구를 만나며 시작되는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일본에서 70만부 판매된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퇴사보다 죽음이 더 쉬운 요즘 회사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내용과 '무조건 버티기보다 죽을 만큼 힘들다면 도망치는 것도 인생의 한 방법이다'라는 영화의 메시지가 직장인들에게 200%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열광적인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부모님에게 회사를 관두려 한다는 말을 꺼낸 주인공에게 "뭐 어떠니? 넌 아직 젊어.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아", "인생이란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풀리게 돼 있어"라는 위로를 전하는 부모님의 대사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이 느껴져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그 어떤 영화에서보다 큰 위로와 희망을 얻게 된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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