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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통합 갈림길…바른정당, 분당 수순 밟나


입력 2017.10.20 16:58 수정 2017.10.20 19:02        조현의 기자

통합파 "중도통합=야합" vs 자강파 "당대당통합 긍정적"

일부 자강파 반발도…남경필 "지금 통합이 왜 필요하냐"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바른정당 통합파와 자강파의 힘겨루기가 거세지고 있다. 통합파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맞서 자강파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이 통합을 두고 갈림길에 서면서 정계개편 방정식도 복잡해지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보수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위원들과 모임을 열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 논의되고 있는 통합 움직임을 '야합'으로 규정했다.

통합파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은 야합"

김용태 의원은 "바른정당은 바른 보수라는 이름과 자강이라는 이름으로 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레토릭일 뿐"이라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는 그야말로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구 의원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단일대오를 만들어도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면서 "일단 보수가 대통합하고 더 나아가 깨끗하고 따뜻한 모든 보수가 모여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대표적인 자강파 인사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대선 당시 유승민 후보는 '국민의당과 정책이 안 맞고 안보정책이 전혀 달라 같이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얼마든지 합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큰 정치를 할 사람이 아니다"고 힐난했다.

통합파 의원들은 통합파 수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해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달 말부터 보수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자강파 "당대당 통합하는'중도통합' 바람직"

자강파는 국민의당과의 연대와 통합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흡수 통합하는 '보수통합' 대신,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하는 '중도통합'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최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따로 만나 통합 의사를 타진한 데 이어 아예 당 차원에서 중도통합론에 힘을 실어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주 권한대행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이념적으로 대부분 일치하고 여론조사에서도 두 당이 협력했을 때 가장 많은 국민 지지를 받는다고 (김 원내대표가) 말했다"며 "당대당 통합 관련해서 국민의당 쪽에서 많은 의원들이 통합을 원한다고 해서 저희 바른정당 의원들의 뜻을 확인해 달라는 (국민의당)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바른정당 최고위는 이날 국민의당 통합제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파인 하태경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가 한국당 합당파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래 한국당하고 통합하는 것에 적극적이었는데 국민의당과의 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주 권한대행이 주도적으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나서면서 합당파의 힘을 쭉 뺐다"고 말했다.

일부 자강파 반발도 있어

다만 양당 내부에서 통합 논의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도 있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향해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남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통합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며 "통합이 필요하다면 왜 지난 대선에서는 통합 또는 단일화를 하지 않았느냐. 개인의 정치적 이해 때문 아니었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양당의)통합을 추진하려면 먼저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왜 갑자기 국민의당을 넘보실까"라며 "(통합이 추진될 경우) 몇 의원이 오실까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국민의당에 호남을 햇볕정책과 호남을 버리라는 요구는 유 대표께서 먼저 강경대북정책과 영남을 버리면 된다"면서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대철 국민의당 상임고문도 전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취향"이라며 "이렇게 의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 내에는 (바른정당 통합 의견이) 절반-절반으로 갈라져 있다"며 "호남 민심이 바른정당보다는 민주당과 연대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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