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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편집숍' 각축전…정답은 H&B스토어?


입력 2017.10.20 06:00 수정 2017.10.20 06:05        손현진 기자

아리따움, 매년 10%씩 매출 고성장하다…지난해 역신장하며 '주춤'

올리브영, 매출 1조원 돌파하며 '승승장구'…기존 편집숍 체질개선 불가피

최근 화장품 편집매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네이처컬렉션 100호 매장. ⓒLG생활건강 최근 화장품 편집매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네이처컬렉션 100호 매장. ⓒLG생활건강

화장품 업체가 자사 브랜드 제품을 한 데 모아 선보이는 뷰티 편집숍과, 중소·벤처기업 제품까지 가리지 않고 판매하는 H&B(헬스앤뷰티)스토어 등 화장품 편집매장들이 치열한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엔 H&B스토어가 급성장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뷰티 편집숍이 향후 H&B스토어로 전략을 선회 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아리따움'은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 려, 한율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매장이다. 2008년 출범 당시 아모레퍼시픽과 타사 제품 비중을 반반으로 운영하던 '휴플레이스' 매장 900여개를 아리따움으로 전환하면서 론칭 3개월만에 1000점을 돌파했다. 현재 전국에 135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아리따움이 론칭 이후 매년 10%가량 고성장을 이루면서 화장품 편집매장의 경쟁력이 한때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2004년 편집매장 뷰티플렉스(현 보떼)를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자연주의 콘셉트의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을 열었다. LG생건은 자사 편집매장인 보떼와 투마루 스테이션 등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순차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매장은 총 147개로, 올해 안에 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샤와 어퓨, 스위스퓨어 등은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지난해 4월 대학로에 자사 편집숍 '뷰티넷' 1호점을 열고 지난 2월 명동에 2호점을 열었다.

그러나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등 H&B스토어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아리따움은 2015년 4551억원으로 매출 정점을 찍기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나 지난해 4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4% 역신장했다. 반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내수침체로 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H&B스토어 중 최초로 1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올리브영 매장에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매장에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 ⓒCJ올리브네트웍스

국내 H&B스토어 시장은 2010년 2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1조7000억원까지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2012년 약 3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270억원 매출로 급성장했고, 같은 기간 매장 수도 3배 이상 늘어 850여개에 달한다. 업계 2위 GS왓슨스도 매출 성장세에 따라 2014년 104개에서 올해 상반기 151개로 매장 수를 늘렸다.

업계에서는 전체 약 13조8000억원 규모의 화장품 시장에서 H&B스토어의 화장품 매출 비중이 3.6%로 낮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성장 여력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화장품 편집숍이나 로드숍이 향후 H&B스토어로 전략을 바꾸는 시나리오까지 그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뷰티 편집매장들이 만약 H&B스토어로 방향을 잡았으면 지금처럼 올리브영이 독주하는 상황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뷰티 편집숍이나 로드숍이 현재 유통망을 기반으로 향후 H&B스토어로 탈바꿈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화장품 편집숍들은 타사 제품이나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면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따움은 향수나 화장소품을 타 브랜드 제품으로 채우고 있고, LG생건의 보떼 매장은 전체의 30%를 타사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무엇보다 자생력을 더 키워가겠다는 분위기다. 아리따움은 최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온라인 연계 방안을 강화한 것이다.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원하는 곳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는 '뷰티 딜리버리'와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뷰티 테이크아웃'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네이처컬렉션도 뷰티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매장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뷰티 편집매장은 특정 기업의 브랜드 제품만 취급하면서 소비자 트렌드에 뒤처진 측면이 있다"며 "H&B스토어의 가파른 성장세로 볼 때 기존 편집숍들도 전략을 큰 폭으로 수정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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