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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파업 장기화…국민소주 참이슬 생산 어쩌나


입력 2017.10.17 15:24 수정 2017.10.17 16:00        최승근 기자

파업 장기화 시 소주 등 일부 제품 수급 차질 불가피

맥주 사업 적자 영향…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수용 어려워

잇따른 악재에 하이트진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음주와 소비문화의 변화로 국내 전체 술 소비량이 감소하고, 수입맥주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파업까지 벌여 제품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이트진로는 일부 공장을 비상가동하며 제품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파업이 더 길어질 경우 소주 등 일부 제품의 수급 불안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6개 공장 중 4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임금 인상폭에 대한 사측과 노조측의 이견으로 임단협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파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가동을 중단한 4개 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1조561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1조8902억원)의 82.6%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는 원활한 제품 공급을 위해 맥주 공장(홍천) 한 곳과 소주 공장(이천) 한 곳을 비상가동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임단협 타결을 위해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하는 한편 제품 수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20차 임단협 교섭에서도 회사와 노조 양측은 새벽 2시까지 열띤 논의를 계속했지만 합의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견은 임금인상 폭이다. 노조는 7%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임금동결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최근 수년간 맥주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면서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2008년 59.3%에서 2013년 3월 말 40.5%까지 하락했다. 2013년 이후에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30%대로 하락 폭이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술 소비가 감소한 데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수입맥주가 봇물 터지 듯 시장에 쏟아지면서 국산 맥주 소비가 감소한 영향이다. 이로 인해 맥주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2015년 말 14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말 216억9700만원, 올 상반기 말에는 434억4000만원까지 확대됐다. 누적 적자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맥주공장 가동률은 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여파로 올 3월에는 5년여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운영 중인 3개 맥주공장 중 1개 공장의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강원 홍천과 전주, 마산의 맥주 공장 중 한 곳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별도의 TF팀을 꾸려 판매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다만 공장을 매각해도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진행하지 않고 공장 간 인력 재배치, 영업현장 전진배치 등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일선 유통채널에서는 가정용 참이슬 등 일부 제품의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이슬 등 소주 제품은 하이트진로의 효자 상품이다. 파업으로 소주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맥주의 적자에 이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트진로 맥주 생산 라인.ⓒ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맥주 생산 라인.ⓒ하이트진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 됐지만 생수 제품에서도 논란이 발생하면서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최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먹는샘물을 대상으로 우라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이트진로의 자회사가 생산한 일부 생수제품에서 우라늄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소관부처인 환경부는 “지자체·원자력안전위원회·환경부 등 관계기관 공동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수질이 안전함을 확인했다”면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와 동일 지점에서 채수한 공정수·원수·제품수 시료 모두 수질기준 이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노심초사 하는 모습이다. 최근 살충제 계란을 비롯해 생리대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과 위생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한 탓이다.

회사 측은 “매월 환경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며 “그동안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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