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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업 새국면 신한은행…해외시장에 너무 집중했나


입력 2017.10.18 10:09 수정 2017.10.18 10:40        이미경 기자

국민연금 새로운 사업자에 우리은행 선정, 신한은행 10년만에 독점사업 뺏겨

경찰공무원 대출도 국민은행 선점…잇단 기관 영업서 실패 잇따라 내부 긴장↑

신한은행이 최근 잇따라 국내 기관 영업 사업권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기관 영엽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최근 잇따라 국내 기관 영업 사업권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기관 영엽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한은행

'글로벌 신한' 전략을 내세우며 해외시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신한은행이 최근 국내 사업권에서 잇단 고배를 마시며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수익개선 노력에 비중을 많이 두면서 나온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600조원 규모 금고지기로 우리은행이 선정되면서 향후 3년간 연금보험료 수납을 비롯한 연금 지급, 운용자금 결제 등 국민연금의 주요 금융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을 독점해온 신한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5년간 독점하던 경찰공무원 사업권을 지난해 KB국민은행에 내준 상황이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한은행은 KB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사업권을 놓치면서 향후 얻게될 수익은 물론 손해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국내 최고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을 통해 얻는 수익이 줄어드는데다 신한은행이 5년전 정보화사업으로 구축한 수백억원 규모의 전산 인프라를 해체해야 하는만큼 손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공무원 주거래 고객까지 끊기면서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신한은행이 독점해온 경찰공무원 전용 대출 사업권을 국민은행에 넘겨줬다. 경찰공무원 전용 대출, 이른바 무궁화대출 사업권은 14만명 규모의 경찰공무원의 급여통장을 맡는 사업이다.

이외에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 병무청과의 협약을 통해 예비 병역 의무자에게 공급해온 '나라사랑카드' 사업권도 타 은행에 내줬다.

지난해부터 국내 대규모 사업권 선정에서 잇따라 탈락하며 기관영업에 따른 수익감소가 불가피해지지자 신한 내부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권 확보는 그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잘 키워놓은 시장을 다른 경쟁 은행에 빼앗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신한은행이 그동안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온 것은 사실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해외시장 네트워크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해외법인의 순이익이 급증하는 등 신한은행 전체 수익개선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신한은행의 11개 해외법인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93.7%가 증가한 38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이 차지하는 수익 비중도 종전보다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 올해는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행장이 투톱체제로 해외시장 육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인재 육성과 해외 네트워크 강화 일환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원정대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여타 시중은행들은 신한은행이 독점하던 기관 상대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기존보다 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경쟁 입찰에 가세했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사업건을 따내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해 주거래 업무와 중장기 전략 등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선정 배점을 높인 정보화 사업에서 우리은행은 기존 거래처인 신한은행보다 더 많은 투자금 지원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우리은행의 집중 전략이 당초 신한과 KB국민의 2파전일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의 예상과 달리 국민연금의 사업자 선정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찰공무원 대출사업권도 국민은행은 1%대의 신용대출 금리와 각종 혜택을 모아놓은 복지카드 제공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기존 사업자인 신한은행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외에 국민은행은 경찰공무원의 복지서비스를 지원하는 항목을 제시하면서 카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경찰공제회에 출연금 형태로 적립하는 서비스로 사업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이 최근 국내 사업자 선정에서 잇따라 실패했지만 지난 6월에 인천국제공항 영업점, 9월에는 김해국제공항 환전소 운영사업자로 선정돼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한은행이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해외 사업에 비해 국내 영업에서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달 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사무관리 등 4개 분야 선정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텐데 신한은행 선정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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