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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차 성적표…코나 '대박', 크루즈 '쪽박'


입력 2017.10.16 06:00 수정 2017.10.16 09:51        박영국 기자

코나, 출시 세 달 만에 판매 목표 초과달성…소형 SUV 1위

크루즈, 구형 팔리던 작년보다 부진

현대차 코나(위)와 기아차 스토닉.ⓒ현대·기아자동차 현대차 코나(위)와 기아차 스토닉.ⓒ현대·기아자동차

올해도 국내 시장에 다양한 신차들이 출시됐다. 신차는 새 제품이라는 신선함만으로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며 해당 업체의 한해 농사에 크게 기여한다.

다만 신차라고 해서 무조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올해도 판매목표 이상의 ‘대박’을 친 차종이 있는가 하면, 그럭저럭 체면치레를 하며 ‘중박’에 머문 차종, 심지어는 구형보다 낮은 판매실적으로 ‘쪽박’을 찬 차종도 있었다.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대박'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 해의 4분의 3이 지난 현재 올해 출시된 신차 중 가장 성공적인 차종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가 꼽힌다.

코나는 티볼리, 트랙스, QM3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선점하고 있음에도 불구, 월 4300대라는 공격적인 판매목표를 내세웠고, 출시 석 달 만에 이 시장의 지배자 티볼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출시 첫 달인 7월 노조와의 전환배치 갈등으로 공급물량이 충분치 못했음에도 불구, 3145대의 판매실적을 올린 코나는 두 번째 달인 8월 여름휴가와 파업 등으로 공장 가동일수와 영업일수가 적었던 한계를 극복하고 월 판매목표에 육박하는 4230대를 판매했다.

출시 석 달째인 9월에는 드디어 생산과 판매가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며 월 판매목표를 1000대 이상 넘어선 5386대를 판매하며 소형 SUV 1위에 올랐다.

코나는 헤드램프와 주간 주행등의 위치를 바꾸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국산 SUV 최초로 컴바이너(Combine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하는 등 고급화 노력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상위트림의 가격 논란이 있었으나, 엔진 라인업을 1.6 가솔린 터보와 1.6 디젤로 구성하고 기본 모델을 1895만원부터 시작하는 등 트림을 6개로 세분화한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 스토닉은 7월 중순 출시된 관계로 판매 첫 달 영업일수가 2주에 불과함에도 불구, 월 판매목표(1500대)에 근접하는 1342대를 기록했으며, 8월 1655대, 9월 1932대로 계속해서 목표치를 상회하는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판매목표를 지나치게 겸손하게 잡았다는 점에서 이걸 넘어섰다고 무조건 ‘대박’이라고 하기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스토닉은 형제차인 현대차 코나보다 디젤모델 기준 200만원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됐던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가솔린 모델을 운영했다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었을 텐데, 코나와의 가격차 확대와 아반떼·K3 등 준중형 세단과의 가격 간섭에 대한 우려가 스토닉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어쨌건 코나와 스토닉이 이전까지 현대·기아차에 존재하지 않았던 차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즉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 대가 팔리건 이들 회사의 내수 판매에 ‘알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신차의 범위를 지난해 말 출시된 차종까지 확대한다면 현대차 그랜저가 단연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그랜저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있었던 8월을 제외한 매달 1만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달성하며 전 차종을 통틀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으며, 올해 1~9월 누적 10만4246대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쌍용차 G4렉스턴.ⓒ쌍용자동차 쌍용차 G4렉스턴.ⓒ쌍용자동차

◆쌍용차 G4 렉스턴, 기아차 스팅어 '중박'

‘SUV 명가의 부활’을 알릴 것으로 기대됐던 쌍용자동차 G4렉스턴은 출시 초기에 비해 힘이 빠진 상태지만 고가의 대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박’ 정도는 친 것으로 평가된다.

G4렉스턴은 출시 2개월간 2700여대씩 판매되며 월 판매목표인 2500대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7월 1586대, 8월 1347대로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7인승 모델이 추가된 9월 다시 1639대로 반등했다.

대형 SUV로서는 저렴한 3350만원의 시작가격을 비롯, 경쟁모델에 비해 다양한 트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게 G4렉스턴의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애초에 월 2500대라는 판매목표가 다소 무리였고, 1000대 중반 정도의 판매실적으로 당초 이 시장에서 독주하던 기아차 모하비를 상회하는 정도면 양호한 실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하비는 7~9월 1000대 초반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기아차 최초의 고급 스포츠 세단 스팅어 역시 목표치를 넘나드는 판매실적으로 ‘중박’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가 본격화된 6월 1322대의 판매실적으로 월 판매목표(1000대)를 넘어선 스팅어는 7월에도 1000대 이상을 기록했으나, 8월과 9월은 700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연말까지 8000대가 목표인데 9월까지 4208대에 머물고 있어 남은 3개월간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9월 출시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형 세단 G70과의 판매간섭이 스팅어의 실적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쉐보레 크루즈.ⓒ한국지엠 쉐보레 크루즈.ⓒ한국지엠

◆한국지엠 크루즈 ‘쪽박’, 르노삼성 클리오는 출시도 못해

한국지엠의 준중형 세단 크루즈는 올해 가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신차로 꼽힌다. 크루즈는 워낙 볼륨 차급에 속하는 차종인데다가, 지난해부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풀체인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판매 첫 달인 3월 2147대로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듯 했지만 다음달부터 2000대 이하로 떨어지더니 하반기에는 7월 1050대, 8월 429대, 9월 417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8월과 9월에는 지난해 같은 시기, 즉 구형 크루즈가 팔리던 시절(8월 770대, 9월 762대)보다 못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신차라고 부르기도 무색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지엠은 신차를 출시해도 판매목표를 공개하지 않는 관례가 있지만 내부적으로 3만6000대 이상으로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9월 누적 판매는 8155대로 최근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1만대를 넘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신형 크루즈가 출시 초기 가격 정책 미스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 데다, 초기 품질문제로 출고 시기까지 미뤄지는 상황까지 더해지며 신차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 역시 국내 소비자들을 실망시킨 차종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클리오를 통해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 전도사가 되겠다며 의욕을 보였으나 물량을 공급해줄 르노 본사와의 협상이 늦어지면서 계속 출시 시기가 미뤄지다 결국 내년으로까지 밀릴 가능성이 높다.

제네시스의 첫 중형 세단 G70은 지난달 20일 출시 이후 월말까지 공식 인도 대수가 386대에 그쳤으나, 영업일수가 짧았던 만큼 이달 판매실적까지 지켜봐야 대박인지 쪽박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영업 개시 첫 날 G70 계약대수가 2100여대에 달했고, 영업 일수 기준 7일 만에 총 누적 계약 30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로 매년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신차들이 론칭 효과를 발휘해 줘야 적정 수준의 판매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올해도 신차효과가 좋은 업체들은 내수 실적이 양호한 반면,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부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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