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롤타워 없는 삼성전자... 불안감 확산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0월 19일 00:38:13
콘트롤타워 없는 삼성전자... 불안감 확산
권오현 부회장 용퇴 표명...오너에 전문경영인까지 '수뇌부' 공백
선장 잃고 불확실성 커질 듯...조직 쇄신 인사로 세대교체할지 주목
기사본문
등록 : 2017-10-13 13:53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이후 회사를 이끌어 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용퇴의사를 표명하면서 리더십 부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권오현 부회장 용퇴 표명...오너에 전문경영인까지 '수뇌부' 공백
선장 잃고 불확실성 커질 듯...조직 쇄신 인사로 세대교체할지 주목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갑작스런 용퇴의사 표명으로 선장을 잃은 삼성전자는 충격과 혼란 속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이후 회사를 이끌어 온 대표이사의 사의로 리더십 부재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연말 인사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사퇴로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조기에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 임직원들은 콘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불안감 속에 향후 단행될 인사 시기와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오현 부회장은 이 날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사회 이사 및 의장직도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고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 부회장 등 회사 이사진들에게 용퇴 결심을 전하며 이해를 구할 예정으로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오너 부재 상황에서 전문경영인까지 물러나면서 수뇌부의 완전 공백 사태에 처하게 됐다.

또 권 부회장이 밝힌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도전과 혁신이 부각되면서 조직 쇄신을 위해 조기 대규모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은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인사 규모가 크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최순실게이트 수사 등으로 아예 인사를 단행하지 못하면서 인사 적체가 심화된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충격과 혼란에 빠진 '삼성전자'
이 날 사퇴 발표가 워낙 갑작스럽게 이뤄지면서 선장을 잃은 삼성전자는 충격과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30년 넘게 반도체 전문가로 활약하다 반도체사업부 사장과 DS부문장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는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다. 지난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특히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 부재 이후에는 청와대 만찬이나 방미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회사를 대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용퇴로 인한 경영 리더십 공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회사가 호 실적을 거두는 등 현재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미래를 위한 적극적 행보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으로서는 실적이 좋을 때 그만두는 것이 후임자에게 더 좋을 수 있다고 본 것 같다”면서도 “사업과 실적 등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큰 무리가 없겠지만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권 부회장의 용퇴해도 리더십 공백 우려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스마트폰-가전-부품 등 사업부문별로 각자 나눠져 있는데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잘 운영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대표이사 유무와 관계없이 각 사업부문별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그동안 오너 부재로 발생한 공백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이 미리 용퇴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후임자 물색 등의 후속 작업을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해 미래 밝히는 것이 관례”라면서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상에 맞게 선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대규모 인사로 조직수습과 세대교체 동시에?
경영 공백 우려와 별도로 대표이사 부재가 발생하면서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조기에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권 부회장이 자신의 용퇴가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위기 극복을 위한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를 위한 새로운 조직을 갖추는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삼성과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등의 영향으로 인사를 단행하지 못해 인사 적체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DS부문장의 경우, 김기남 DS부문 반도체사업총괄 사장이 유력한 상황이며 대표이사는 인사를 통해 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등 사업부문장이 결정되면 그 중 1명이 맡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권 부회장이 내년 3월까지 맡기로 돼 있어 다소 시간이 있는 상황으로 이전까지는 각 사업부문별 운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사퇴의 변으로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