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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대신 노진혁…냉혹해진 김경문 승부수


입력 2017.10.12 09:42 수정 2017.10.12 10: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포스트시즌 들어 한 박자 빠른 선수 교체

96억 베테랑 박석민도 실책에 과감히 아웃

노진혁의 교체 투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 NC 다이노스 노진혁의 교체 투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한 올 시즌은 다르다.

NC는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홈 3차전에서 13-6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NC는 남은 2경기서 1승만 거두면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잡은 팀이 모두 시리즈를 가져간 전례가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눈에 띄는 점은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다. 김 감독은 앞선 지난 5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선발 제프 맨쉽을 4회까지만 기용한 뒤 곧바로 구원 투수들을 등판시켰다. 타선이 강한 SK의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였다.

이번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차전에서는 그야말로 신들린 용병술이 빛을 발하고 있다.

먼저 박석민의 과감한 교체가 대표적이다. 이날 박석민은 경기 초반 실책성 플레이를 범하며 내야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박석민을 빼고 대타 노민혁을 투입시켰다. 경기 초반인 3회에 일어난 일이었다.

노진혁은 기대에 부응하듯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투런 홈런으로 롯데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96억 FA이자 수차례 우승을 경험한 박석민을 뺀 선택은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였다.

한 박자 빠른 교체로 큰 재미를 보고 있는 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한 박자 빠른 교체로 큰 재미를 보고 있는 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모처럼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애제자 이종욱 역시 김경문 감독의 서슬 퍼런 칼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이종욱은 3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며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고, 김 감독의 결정은 교체였다.

투수 운용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1선발로 내정된 맨쉽은 이날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4회까지 투구수는 83개. 충분히 1이닝을 더 던질 수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구창모를 마운드에 올렸다.

롯데가 마지막 추격의지를 불태운 경기 막판에는 원포인트 릴리프들이 차례로 등판했다. 김진성-이민호-원종현 등 필승조를 일찌감치 사용한 김경문 감독은 8회부터 임정호, 이재학 카드를 꺼냈다. 비록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했지만 끓어오르던 롯데 타선의 분위기를 잠재울 수 있었다.

김경문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0승 4패로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NC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짧은 시간 팀을 강팀으로 만들었지만 3년 연속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NC의 이번 포스트시즌 슬로건은 ‘One More Step’, 즉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3년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패퇴를 감안하면 올 시즌 우승까지 진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김경문 감독도 기존의 야구 철학을 버리고 한 걸음 더 진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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