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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백 변신’ 이청용, 자충수로 끝난 모험수


입력 2017.10.11 05:49 수정 2017.10.11 05:5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공격 포지션 버리고, 익숙지 않은 풀백 소화

모로코전 실점의 빌미 제공, 공격 재능 상실

주 포지션인 공격수로 나서지 못한 이청용. ⓒ 데일리안DB 주 포지션인 공격수로 나서지 못한 이청용. ⓒ 데일리안DB

한 때 국가대표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좌우 날개를 형성했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풀백까지 내려앉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태용호 2기 선수 구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팀이나 선수에게는 모두 적지 않은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빌 비엔느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두 번째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전반 10분 만에 2골을 허용하는 등 경기 내내 고전 끝에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이날 러시아전에 선발로 나섰던 손흥민, 장현수, 이청용 등 세 명을 제외하고 모두 선발 라인업을 교체했다.

특히 러시아전에서 2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던 이청용 윙백 카드는 이날도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모로코전을 통해 이는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패착임이 드러났다.

당초 이번 신태용호 2기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조기 소집에 응한 K리거들을 차출하지 않았다. 여기에 유일한 전문 왼쪽 풀백 자원이었던 윤석영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불가피하게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주 포지션이 공격수인 이청용이 희생되고 말았다.

러시아전 기록에서 보듯 이청용은 수비보다는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모로코전에서는 이청용의 위치한 오른쪽 측면이 뚫리면서 전반 10분 만에 무려 두 골이나 내줬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전술적 패착을 인정하고 전반 27분 만에 남태희, 김보경, 김기희를 불러 들이고 구자철, 권창훈, 정우영을 투입하며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술을 바꿨다. 이에 이청용은 윙백으로 풀백으로 내려 앉았다.

월등한 개인 기량을 앞세운 모로코의 공세로 이청용은 공격 진영보다 수비 진영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자신의 강점인 공격적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이청용이 풀백으로 기용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점이다. 가능성이 없는 카드임에도 이청용은 익숙지 않은 풀백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부득이하게 전술적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당초 유럽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과감한 실험을 외친 신태용 감독이지만 이청용에게는 견디기 쉽지 않은 모험과도 같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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