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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자책골보다 곱씹어 볼 후반 39분


입력 2017.10.08 10:08 수정 2017.10.10 08: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보기 드문 2자책골로 패배 빌미 제공

자책골 이후 집중력 떨어진 플레이로 ‘빈축’

2번의 자책골 이후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김주영. ⓒ 대한축구협회 2번의 자책골 이후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김주영. ⓒ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수비수 김주영(29·허베이 화샤)이 한 경기에서 자책골로 2실점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정작 씁쓸함을 자아낸 것은 자책골이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충격의 2-4 패배를 당했다.

대표팀은 이날 홈팀 러시아를 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선전했지만 수비에서 불안감을 드러냈고,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면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난 한판이었다.

당초 이번 신태용호 2기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조기 소집에 응한 K리거들을 차출하지 않았다. 여기에 유일한 전문 왼쪽 풀백 자원이었던 윤석영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불가피하게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이 생겼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며 러시아에 맞섰다. 하지만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권경원-장현수-김주영 스리백 라인은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실제 신태용호의 스리백은 수비 라인에서 잦은 패스 미스로 러시아에 잇따라 위기를 허용했고, 특히 세트피스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결국 전반 45분 김영권이 코너킥 상황서 스몰로프를 놓치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또한 신태용호는 이날 운마저 따르지 않았는데 중심에는 수비라인의 김주영이 있었다.

후반 10분 러시아가 짧은 코너킥을 시도한 것을 장현수가 놓쳤고, 문전 앞에서 코코린을 막던 김주영이 몸에 맞고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됐다. 운이 없는 장면이었지만 1차적으로 러시아 공격수를 놓친 장현수의 책임이 컸다.

두 골을 허용한 한국은 또 다시 수비가 흔들리며 1분 만에 추가골을 허용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길목을 차단하려던 김주영의 발에 맞고 공이 굴절되면서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3분 안에 자책골로만 실점을 헌납한 김주영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자책골이 아니었다. 이후 실점 장면에서 나온 김주영의 투지가 실종된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자책골을 기록한 김주영이 허탈해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책골을 기록한 김주영이 허탈해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후반 39분 통한의 네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자볼로트가 중앙 부근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린 것을 김승규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하지만 김주영은 자신의 마크맨이었던 미란추크를 놓치면서 또 다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진 김주영의 안일한 플레이로 한국은 러시아에 0-4로 스코어가 벌어지는 굴욕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축구 경기에서 자책골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앞서 2연속 자책골도 상대 공격을 막으려다 발생한 운이 없는 장면들이었다.

그러나 투지가 실종된 플레이는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다. 적어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해서 뛰는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김주영의 경우 두 번의 자책골에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면 더 죽기 살기로 악착 같이 뛰었어야 했다.

한국은 0-4로 스코어가 벌어진 뒤 권경원과 지동원이 한 골씩 만회하며 2-4까지 따라 붙었다. 이날 잦은 패스 미스로 수차례 위기를 초래했던 권경원과 후반 교체 투입된 지동원이 악착같이 뛰면서 대표팀을 영패 위기에서 건져냈다. 안일하게 4번째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경기는 막판에 더 치열해졌을 수도 있다.

이는 김주영이 자책골 상황보다 좀 더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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