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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NC가 아니다, 몸소 실천한 ‘한 걸음 더’


입력 2017.10.05 18:03 수정 2017.10.06 08:0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SK에 10-5 승리, 1차전 만에 준PO행

침착해진 선수단과 신중해진 코칭스태프

선제 3점포로 팀에 승리를 안긴 나성범. ⓒ 연합뉴스 선제 3점포로 팀에 승리를 안긴 나성범. ⓒ 연합뉴스

준플레이오프 진출팀은 NC 다이노스였다.

NC는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0-5로 승리,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NC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준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다. 지난 2년간 정규시즌 2위에 올랐던 NC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바 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경기였다. SK는 올 시즌 16승 투수인 메릴 켈리를, NC는 메이저리거 제프 맨쉽을 선발로 내세웠다. 두 선수의 올 시즌 기량을 감안했을 때 명품 투수전이 예고됐던 터.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양 팀의 방망이가 화끈하게 불타올랐다. 그리고 먼저 무너진 쪽은 SK였다.

1회부터 제구가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은 켈리는 고작 5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피홈런 2개 포함 안타를 6개나 내줬고 3볼넷 등 제구까지 잡히지 않으며 8실점했다.

켈리는 1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나성범에게 던진 어설픈 체인지업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흔들리던 켈리를 박석민이 솔로 홈런으로 가만 두지 않았다. 켈리는 2회를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3회 다시 대량 실점하며 조기 강판을 피하지 못했다.

SK는 3회초 2점을 따라붙는 등 거센 추격에 나서는 듯 했지만 이때마다 NC가 추가득점에 성공하며 역전 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준비를 너무도 잘한 NC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의 가을 야구 실패가 보약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뒤 이듬해 3위를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창단 후 최단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이었다. NC의 기세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듬해부터 2년 연속 2위에 올랐고, 특히 지난 시즌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신흥 강호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NC는 이번 포스트시즌의 슬로건으로 ‘One More Step’을 내걸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2014년 준플레이오프, 2015년 플레이오프, 2016년 한국시리즈 등 매년 한 계단씩 올라갔던 점에서 착안,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야심한 포부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기대에 부응했다. NC를 대표하는 타자 나성범은 1회 선제 3점 홈런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몸소 실천했고, 정규 시즌 때 부진했던 박석민도 홈런 하나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다.

NC는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벤치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 연합뉴스 NC는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벤치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 연합뉴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벤치다. 김경문 감독은 SK의 타격이 살아날 조짐을 보일 때마다 과감하게 투수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제프 맨쉽은 4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이후 이민호, 원종현, 구창모, 임창민이 차례로 등판했다. 맨쉽에서 이민호로 교체하는 과정을 제외하면 모두 SK의 흐름을 끊기 위한 이닝 도중 교체였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남다른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역발상 작전이라 할 수 있다.

신생팀에 몸담아 가을야구서 초짜였던 선수단은 이제 큰 경기 노하우를 제법 갖춘 베테랑들로 변모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무대에서는 긴장감에 사로잡혀 실책을 저지르거나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NC 선수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SK 특유의 가을 DNA가 이제는 NC로 이식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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