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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치 덕’ 맨유 펠라이니, 에버턴 시절 향기 풀풀


입력 2017.10.06 00:01 수정 2017.10.07 08:1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이적 쐐기포로 보였던 마티치 영입이 신의 한 수

마티치 덕에 수비부담 덜고 해결사 면모 되찾아

펠라이니는 맨유를 떠나지 않았고, 무패행진을 달리는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 게티이미지 펠라이니는 맨유를 떠나지 않았고, 무패행진을 달리는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 게티이미지

올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마루앙 펠라이니는 결별이 확실해 보였다.

펠라이니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8경기(선발18) 1골, UEFA 유로파리그 11경기(선발7) 1골 2도움이란 성적에서 드러나듯, 맨유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높이에 확실한 강점이 있었지만, 느린 발과 과도하게 거친 플레이가 문제였다.

폴 포그바와 안데르 에레라를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중원이 아닌 힘 있는 전방 플레이가 필요할 때 투입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야 했던 셈이다.

네마냐 마티치 영입은 쐐기포였다. 맨유는 올여름 4000만 파운드(한화 약 590억 원)를 들여 중원을 강화했다. 수비가 뛰어난 마티치를 통해 포그바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력 강화를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지난 시즌 맨유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에레라도 건재했고, 마이클 캐릭도 버티고 있었다. 펠라이니가 맨유에서 살아남기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반전이 일어났다. 펠라이니는 맨유를 떠나지 않았고, 무패행진을 달리는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포그바의 부상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주고,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만만찮았던 레스터 시티전,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바젤(스위스)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달 30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멀티골을 터뜨렸다. 사우샘프턴전에 이은 2경기 연속 MOM에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놀랍다. 펠라이니의 현재는 에버턴 시절과 흡사하다. 당시 펠라이니는 강한 힘을 앞세워 중원을 장악했고, 중요한 순간에는 해결사 면모도 뽐냈다. 2012-13시즌에는 31경기에 나서 11골 5도움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에당 아자르, 케빈 데 브라이너, 로멜루 루카쿠 등 황금 세대를 앞세운 벨기에 대표팀에서도 중원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맨유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이적 첫 시즌, 부상과 불운이 겹치며 16경기(선발 12) 출전에 그쳤다. 2014-15시즌 27경기(선발 19)에 나서 6골을 터뜨렸지만, 2015-16시즌에는 18경기(선발12)에 출전해 1골에 그쳤다. 만족할 수 없는 활약은 지난 시즌까지 이어졌고, 이적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맨유 마티치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유 마티치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펠라이니 이적의 쐐기포인줄 알았던 마티치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된 모양새다.

펠라이니는 수비 부담이 컸던 탓에 스피드의 약점이 두드러졌지만, 마티치가 그의 단점을 메워주고 있다. 마티치 덕에 공격에 더욱 치중하면서 해결사 면모도 되찾았다. 리그 6경기(선발 3) 출전 3골, 챔피언스리그 1골(교체 1) 등 펠라이니의 활약은 눈부시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중원에서 존재감도 커졌다. 공중볼 장악력과 힘의 강점이 여전하고, 마티치의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면서 탄탄한 수비(리그 7경기 2실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패스가 세밀하지 못하다는 단점은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후안 마타 등이 메워주고 있다.

맨유는 포그바의 예상치 못한 부상 탓에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문제가 없다. 지난 시즌 리그 31경기(선발 27), 유로파리그 9경기에 출전한 에레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펠라이니의 활약이 대단하다.

오히려 포그바의 부상 복귀가 조세 무리뉴 감독에게 고민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기적처럼 살아난 펠라이니 덕분에 무리뉴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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