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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CEO 재임기간과 경영성과 '비례'


입력 2017.10.08 07:00 수정 2017.10.08 08:27        전형민 기자

취임 1~3년차 '저조', 4년차 이상 '우수'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71개 증권사 CEO 17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증권업계 CEO의 재임 기간의 중간값은 3년에 불과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71개 증권사 CEO 17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증권업계 CEO의 재임 기간의 중간값은 3년에 불과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잦은 CEO 교체가 증권사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짧은 CEO의 임기탓에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다보니 장기적인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나 사업모델이 활발하게 나오지 않고, 이는 곧 증권사의 성장이 낮아지는 결과로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71개 증권사 CEO 17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증권업계 CEO의 재임 기간의 중간값은 3년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자산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ROA)과 주가 누적초과상승률(CAR)을 통해 CEO들의 경영 성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취임 이후 3년차까지는 대부분의 CEO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취임 4년차를 지나는 '장수 CEO'들은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적을 냈다. 조사에 따르면 4년차 이상 CEO들의 주가 누적초과상승률은 단 한번도 업계의 중간값 이하로 하락하지 않았다.

특히 장기재임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냈던 CEO들의 경우라도 재임 1~2년차 기간 동안에는 조정 ROA와 조정 CAR 모두 높지 못했다. 이를테면 장기재임한 CEO의 재임 24개월차 조정 CAR는 -6.56%로 3년간 재임한 CEO(0.47%)나 5~6년 재임한 CEO(16.38%)보다 낮았다.

초기 1~3년에는 뚜렷한 경영성과를 보이지 못하다(업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 4년 차부터 성과가 좋으니 유상증자, 인력확충 등 경영 활동도 함께 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유상증자 실시율도 장기재임한 CEO들이 단기재임한 CEO 대비 4%포인트 높았다. 증권사의 유상증자 역시 대부분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3년은 CEO가 자기 비전과 철학을 구현하고 시장에 보여주기에는 짧은 기간"이라며 "이사회와 지배주주가 선임한 CEO에 대해 신뢰를 하고 충분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CEO들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까지는 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조사 대상 CEO의 56.4%는 재임 기간이 3년 이하였다"면서 "CEO가 조직문화를 재편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위원은 "6년 이상 재임한 CEO들의 특징은 투자은행(IB), 온라인 주식중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차별화된 수익모델을 찾은 것"이라며 "CEO를 선임하기 전에 철저히 검증하고, 한 번 임명하면 역량을 발휘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증권사의 전문 CEO 재임기간이 지배주주 CEO의 재임기간 대비 절반 수준도 안 된다는 수치도 조사됐다. 전문 CEO 재임기간은 평균 3년 6개월, 지배주주 CEO 재임기간은 평균 8년으로 조사됐으며, '2년 또는 3년' 임기 사례도 많았다. 조사 대상 중 재임기간이 6년을 초과한 CEO의 수는 21명이었고 이들 중 전문 CEO는 13명이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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