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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고통 받았다는 서혜순씨 진실을 알고싶다


입력 2017.09.27 15:32 수정 2017.09.27 18:15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닭치고tv>억울한 사람의 항변이기엔 너무나 담담 더 적극적 해명을...

김광석 부인 서해순 씨가 이상호 기자에 불쾌감을 토로했다. JTBC 방송 캡처. 김광석 부인 서해순 씨가 이상호 기자에 불쾌감을 토로했다. JTBC 방송 캡처.

서해순 씨가 이상호 기자에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상호가 취재를 위장해 하와이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돌아오는 대로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 "이상호는 나를 지난 20년간 괴롭혔다", "이는 사회적으로 사망시킨 행위"라며 "무고와 명예훼손, 저작권 위반과 정신적 피해보상 등을 더해 고소할 것", "그동안 나와 망자들, 그 주변 사람들이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상호 기자 때문에 20년간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JTBC 인터뷰 전에도 자신이 마녀사냥당하고 있다며, ‘일반인을 살인자 취급하고 사회생활을 못하게 만든 세상’이라고 했었다.

피가 거꾸로 솟고 땅을 칠 일이다. 멀쩡한 사람을 남편 살인범도 모자라 자식 살인범 취급을 하고, 돈밖에 모르는 사이코패스로 몰아갔다. 심지어 남편을 두고 바람을 폈다며 모욕을 하는가 하면, 그 외도 상대자와 현재까지 함께 사는 거 아니냐는 인신공격까지 해댔다. 세상에 이렇게 억울한 일이 또 있을까? 그런 고통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무려 20년 동안이나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이 사무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다. 매체 앞에 나선 서해순 씨의 태도가 그렇게 억울해보이지 않았다. 여유있는 태도로 심지어 웃어가며 인터뷰에 임했다. 서해순 씨가 고통을 겪었다는 말이 의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억울한 사람은 하소연을 하게 마련이다. 반면에 서해순 씨는 의혹이 제기된 후 가만히 있었다. 방송 출연 전후에도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말을 아꼈다. 사람들은 지난 겨울 박근혜-최순실 사태 관련자들을 떠올렸다. 당시 그들도, 그들 주장에 따르면 사무치도록 억울한 일을 당했다. 결백한데 국기문란 사태의 책임자로 몰렸던 것이다. 그러면 항변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언론을 피했다. 그래서 그들의 억울하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렸다.

방송출연에서만이라도 쏟아지는 의혹에 조목조목 항변하는 게 당연한데,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 측면이 있다. 보통 억울한 사람들은 자료들을 많이 준비해서 보여주게 마련인데 그런 자료 제시도 없었다. 박근혜-최순실 사태 관련자들도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었다.

20년간 고통을 받았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방송출연 당시 김광석의 사망 의혹에 대해 잘 모르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안 하고 인터넷 나쁜 글을 안 읽기 때문에 그런 논란이 있었는지 잘 몰랐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논란이 있었는지 몰랐는데 고통은 왜 받았다는 걸까?

또, 김서연 사망 소송사기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말했다. 손석희 앵커가 해당 사건에 대해 묻는데 계속 동문서답이었다. 다른 재판 내용으로 대답을 했던 것이다. 마치 김서연 사망 소송사기 의혹이 현재 논란이 된다는 걸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말이다. 이렇게 논란 자체를 모르면 고통 받을 이유도 없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이다. 자식이 죽은 상황을 ‘황당’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점, 뼈에 사무쳤을 사건인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는 점, 친정 어머니가 연락도 하고 찾아가기까지 했다는데 ‘엄마의 연락이 없었다’고 정반대로 말한 점, 친정 아버지 사망 후 재산 분쟁이 있었다고 했는데 친정 어머니는 부인한 점, 이미 딸이 사망한 뒤의 재판에 대해 묻는데 딸이 크면 주려고 했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대답을 한 점 등등 의아한 대목이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다.

서해순 씨의 방송출연과 최근 인터뷰들이 오히려 궁금증을 더 키운 상황이다. 물론 일반인이 갑자기 언론의 주목을 받다보니 긴장도 되고 그야말로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설명을 못했을 수는 있다. 앞으로라도 의혹을 적극적으로 풀어줘야 본인의 억울함도 풀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어쨌든 ‘그 억울함이라는 게 정말 있긴 한 걸까?’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서해순 씨의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보인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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