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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데뷔전 '칭찬 일색' 취하지 않고 젖을 때


입력 2017.09.26 07:59 수정 2017.09.27 08:4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기대 이상의 데뷔전 활약에 찬사 쏟아져

들뜨지 않고 훈련장에서 구슬땀 흘려야

이승우가 데뷔전을 자축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승우 SNS 캡처 이승우가 데뷔전을 자축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승우 SNS 캡처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19·베로나)에 대한 반응이 칭찬 일색이다.

이승우는 24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스타디오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서 열린 ‘2017-18 세리에A’ 6라운드 SS라치오와의 홈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해 약 20분 뛰었다.

이승우는 짧은 시간(21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가벼운 몸놀림과 예리한 볼 터치, 축구 센스를 자랑하며 인상적인 활약상을 남겼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베로나 공격진 중 이승우에게 가장 높은 평점(6.4점)을 줬다.

선발 출전한 지암파올로 파찌니(5.8점), 마티아 발로티(6.0), 엔리코 베르조티(6.0),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로 들어선 알레시오 체르치(5.8)와 모이스 킨(6.0)은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축구팬들도 기대치를 충족시킨 이승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은 데뷔전이다. 이승우는 지난 5월 국내에서 개최된 U-20 월드컵 이후 전 소속팀(바르셀로나 B)과 갈등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여름을 보냈다.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8월 30일) 베로나에 합류했지만, 훈련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2011년부터 7년간 스페인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생소한 이탈리아 축구와 문화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했다.

이승우는 초조해하지 않았다.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나섰고,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빠른 적응을 위해 노력했다. 훈련 부족과 새로운 팀 적응, 프로 1군 경험이 없다는 점 등을 인정하면서, 묵묵하게 데뷔전을 준비했다.

2017-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6경기 무승과 1득점. 베로나는 개막전 페널티킥 득점 이후 골이 없다. 득점력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이승우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 ⓒ 베로나 이승우 ⓒ 베로나

이승우는 승부의 추가 어느 정도 기울어진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희망을 남겼다.

교체 투입 3분 만에 아담 마루시치의 반칙과 옐로카드를 유도했고, 박스 바깥쪽으로 흘러나온 볼을 지체 없이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하는 과감함도 보여줬다. 바르셀로나 DNA를 확인할 수 있는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로 수비수를 따돌리는 장면도 연출했다.

빠른 상황 판단과 재빠른 침투도 눈에 띄었고, 왼쪽 측면과 중앙을 활발하게 오가는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볼 배급을 도맡고, 전방 압박과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내달 1일 토리노 원정에서는 선발 출전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이승우는 칭찬 일색인 데뷔전에 심취해서는 안 된다. 이제 막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출전 시간은 21분밖에 되지 않았다. 0-3으로 승부가 기울어진 터라 상대 수비진의 집중력과 압박이 최고 수준이었다고도 볼 수 없다. 유소년 무대와 훈련에서는 접하지 못한 실전 경기 속도와 분위기 등에도 적응이 필요하다.

이승우는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을 최대한 빨리 드러낼 필요도 있다. 베로나가 올 시즌 6경기에서 필드골이 없고, 승리도 없는 만큼 단박에 에이스로 올라설 기회다. 좁은 공간을 뚫고 나올 수 있는 드리블과 스피드,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강심장과 결정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훈련에 매진하는 자세. 성공적인 데뷔전에 취하기 보다 훈련장에서 흘리는 땀에 젖을 때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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