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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ilm]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영화 '남한산성'의 울림


입력 2017.09.26 07:36 수정 2017.09.26 08:43        김명신 기자

김훈 작가 원작소설, 황동혁 감독 영화화

원작의 필력에 묵직한 각색, 연출력까지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스틸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스틸

김훈 작가 원작소설, 황동혁 감독 영화화
원작의 필력에 묵직한 각색, 연출력까지

“저희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곡식을 거둬서 이 추운 겨울을 날 수만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민초들이 바라는 삶은 그저 배를 곯지 않는 것, 그거 하나였다.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르는 정통 사극으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만큼 극적 인물들에 대한 흐름이 흥미롭다. 70만부 팔린 김훈 작가의 원작 ‘남한산성’을 충실하게 스크린에 옮긴 스토리와 황동혁 감독의 특유의 메시지 굵은 연출력이 더해지며 영화적으로 깊이 있게 그려졌다.

특히 원작의 필력도 워낙 유명하지만 황동혁 감독의 각색이 매우 훌륭하게 담겼다는 점에 이 영화는 원작소설과는 분명 다른 ‘몰입도’를 선사한다.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스틸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스틸

시대적 설정상 1636년 12월~1월, 그 47일 간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한겨울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나 병자호란이라는 설정상 화려한 전투신은 영화 속 백미다. 또한 청나라 군사가 남한산성을 포위하면서 인조와 조정은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고 이를 둘러싼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과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의 대립은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턱밑까지 쳐들어온 청나라와 끝까지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척화파 김상헌과 청과 화친하여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화파 최명길.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조(박해일). 11장으로 구성된 영화 속 이 세 명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이들 간의 대화를 통한 굵직한 울림과 메시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 무언가의 질문을 던진다.

특히 마지막 ‘진정한 삶’을 둘러싼 두 신하의 대립 속 메시지는 옳고 그름을 넘어서 무엇이 지금 백성을 위한 선택인가에 대한 고민과 화두를 던지며 380여 년이 흐른 현시대에도 ‘무엇이 국민을 위한 선택인가’를 되묻는다.

전쟁으로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가는 백성들. 그러나 정작 고관대작들은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말’로 전쟁을 치르는 그 뻔뻔함, 결국 나라가 망하는 것은 국력의 문제가 아닌 고관대작들과 민초들의 소통 없는 삶, 말로만 백성을 위하는 위정자들 때문이라는 메시지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사회에도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포스터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포스터

청나라에 무릎을 꿇은 인조. 역사적 패배를 통한 비극적인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황 감독은 묵직한 메시지로 우리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민초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이끌고 있다. 과장되지도 않았고, 자극적이지도 않은 영화다.

그렇게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현실을, 그리고 미래를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가슴 깊은 곳에서 눈물을 자아낸다.

영화적 또 다른 백미는 배우들의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다. 청의 공격을 피해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청과 화친할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를 두고 대립하는 두 신화의 한 치 물러섬도 없는 팽팽한 연기 시너지는 극적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병헌은 치욕을 견디고 청과의 화친을 도모하고자 하는 최명길 역을 맡아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신념을 전하며 상대를 설득하려는 캐릭터를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연기로 소화해냈다.

폭발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김윤석 역시 청과 맞서 끝까지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김상헌 역을 통해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특히 첫 정통사극 연기에 도전한 김윤석은 무엇이 백성을 위한 길인지를 깊게 고민하는 김상헌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진정한 ‘충신’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스틸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으로 인조와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한 두 신하의 첨예한 갈등과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영화 스틸

이들 외에도 인조 역의 박해일을 비롯해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묵직한 존재감과 조, 단역의 연기까지 빛을 발하며 한 편의 완벽한 정통사극 한 편을 만들어냈다.

강대국의 압박에 무력한 조정과 고통 받는 민초들의 모습을 보듬으며 당시의 절박하고 고단했던 나날 또한 묵묵하게 눌러 담아낸 ‘남한산성’. 나라의 운명이 갇힌 그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명분과 실리, 신념과 원칙을 논하고 백성과 나라의 앞날과 생존을 진심을 다해 갈구했던 두 신하를 통해 지금의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이 영화를 처음 기획하고 만들기 시작하면서 한반도에 많은 일들이 생기고, 외교나 정서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느낌도 그랬지만 380년 전 상황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일을 통해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황동혁 감독의 연출의 변).”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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